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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레’의 유래
조학제 기자 / 입력 : 2013년 11월 26일(화)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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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릴 때 보면 제사를 지내고 난 뒤에는 음식을 종류별로 조금씩 떼어 가지고 바가지에 담아서 바깥에 나가 「고씨네」하면서 버리는 걸 기억한다. 지금도 이런 광경을 볼 수 있다.
10월 시제 지내러 산에 가서도 그랬고, 들판에서 점심 먹을 때도 그랬다.
|  | | | ⓒ 청송영양인터넷뉴스 | |
어린 마음에 왜 아까운 음식을 저렇게 버리나? 하는 의구심을 가졌는데 어른들의 말씀이 주변 삼라만상 신들이나 짐승들에게도 음식을 나누어 주는 것이라 했다.
옛날 고씨 성을 가진 처녀가 살았는데 냇가에서 빨래를 하다 보니 복숭아 한 개가 떠내려 오길래 그걸 먹었더니 임신을 하게 되어 아이를 낳았는데 이름을 「도선」이라고 지었다고 한다. 도선이는 자라면서 재주가 뛰어나고 신통력이 있어 뭐든지 잘 알아 맞추고 특히 어머니를 극진히 모셨는데 어느 날 어머니가 병으로 돌아 가시자 산소를 구하러 여기 저기 다니다가 어느 기와집 밑에 명당 터가 있어 무덤을 파고 있는데 산신령이 나타나서 「도선아, 너희 어머니 무덤은 여기가 아니고 건너편 징게멍게 들판으로 옮겨라.」라고 호통을 치자 마음씨 착한 도선이는 들판 한가운데 산소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일이 있고, 난 뒤 부터는 그 들판은 해마다 농사가 흉년이 들었다고 한다. 마을 사람 모두가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던 차에 농부 한 사람이 밥을 먹을 때마다 밥 한 숟가락을 떠서 도선이 어머니 무덤에 바쳤더니 그 해 부터는 풍년이 들었다고 한다. 그 때부터 사람들은 음식을 먹을 때마다 도선이 어머니 성씨가 고씨였으니까, 「고씨네」라고 부르면서 그 쪽을 향해 음식을 던지기 시작 했는데 그 뒤 부터는 해마다 풍년이 들었다고 한다. 그 소문이 점차 전해져서 일종의 풍습이 되었고, 고씨네가 나중에는 「고시레」로 부르게 되었다는 재미있는 얘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이 이야기는 사실여부를 떠나서 우리 조상들은 먹을 것조차 없던 귀한 음식이었지만, 삼라만상 신이나 짐승들에게 조차 배려하는 나눔의 문화가 있었다는 것이 중요한 의미를 전해 주고 있다. 올해는 근래보기 드믄 풍년이라고 한다.
이 풍성한 수확의 계절에 나 혼자 즐겁고 만족하는 것도 기쁘지만 내 이웃과 함께 한다면 더욱 즐겁지 않겠는가? 긴 겨울 동안 어렵게 생활해야 하는 내 주변을 돌아보면서 우리 사회가 풍성한 가을을 맞이하는 넉넉한 마음으로 살아 갔으면 한다.
나눔과 배려는 하면 할수록 좋은 것이고 그 아름다운 결과는 베푼 사람에게 되돌아 온다는 것이다.
오늘 따라 온 가족이 함께 살며 오순도순 정 나누며 이야기 꽃을 피우던 어릴적 시절이 생각난다.
(전)청송군농업기술센터소장 황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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