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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의갈길
조학제 기자 / 입력 : 2014년 03월 13일(목)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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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송영양인터넷뉴스

오늘의 한국 유교상황에 처해서「선비」라는 개념을 순전히 필자의 잣대로 나누자면 대략 일곱 가지 유형으로 구분되지 않을까?

첫째, 진유(眞儒). 학덕(學德)을 갖추고 유림활동에 활발히 나서는 사람이다. 성균관이나 향교에 출입하여 문묘에 배례하며 교화활동에 참여한다. 유교의 예법에 익숙하며 사서 등 유교경전을 틈나는 대로 숙독하는 사람이 바로 이런 사람이다.

둘째, 근유(近儒). 유자(儒者)처럼 보이는 사람이다. 그러나 전유라 하기엔 학식과 교양이 낮은 사람이다. 부정을 행하진 않지만 교화활동에 나서기엔 여러모로 힘이 부치는 사람인데 단지 유림단체를 출입하는 것으로써 유림행세를 하는 사람이다.

셋째, 사유(似儒). 선비에 준하는 사람이되 문묘 배례를 멀리하니 유림조직 입장에선 별로 바람직한 사람이 아니다. 이들은 성균관이나 향교와 거리를 두어 유림 조직에 출입하지 않지만 유학을 깊이 있게 배웠다. 즉 조직으로서의 유교를 실천하지 않는 사람들인데 재야 한학자니 유학전공 학자들이 이 그룹에 속한다.

넷째, 원유(遠儒). 유림단체에 출입하지 않고 유학을 익히지 않아 유교적 교양도 높지 않다. 그러나 조상에 대한 제사를 모시며 유교적 가치관에 충실한 사람들로써 대다수 무종교인이 이에 속한다. 또는 유림 조직에서 활동하지는 않되 틈나는 대로 유교를 공부하는 사람들도 여기에 포함될 수 있다.

다섯째, 비유이유(非儒而儒). 유자가 아닌 유자다. 비록 유림조직과 무관해도 조선시대의 선비에 준하는 국가의 엘르트라면 유자라 할 수 있다. 「선비는 곧 엘리트」라는 관점에서 각계의 고위직을 차지하는 전문직 종사자들을 선비로 생각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여섯째, 위유(僞儒). 가짜 선비다. 대개 유학의 기본도 갖추지 못했으면서 부나 정치적 술수를 수단으로 하여 유림 조직 안에 들어와 실리를 취한다. 일단 겉으로 보기에 열성적이고 드러나는 부정을 행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부유(腐儒)와는 다르다.

일곱째, 부유(腐儒). 썩은 선비. 이미 선비라 칭할 수 없는 사람이다. 유학 그리고 사회적 영향력이 있든 없든, 덕망이 턱없이 부족하여 유림단체에서 부정을 행하는 자다. 부유는 대개 모략을 일삼아 조직을 분열시킨다.

위 유형 가운데 역시 전유가 가장 이상적이다. 「유학, 덕망, 교화활동 참여(유림조직 참여),라는 세 가지를 갖추었다. 여기에 사회적 영향력(지위)까지 갖추면 금상첨화다.

오늘의 한국유림에 있어 이러한 세가지를 갖춘 전유는 없지 않을 것이다. 또한 전유는 아니로되 전유가 되려고 노력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이분들을 지역의 간부로 모시자. 근유는 격려하여 자질을 높여야 하고 위유는 경계하여 조직적 힘으로 통제해야 한다. 부유는 하루빨리 구축해야 한다.

사유나 원유 그리고 비유, 이유는 비록 유림이라 할 수 없으나 교육받을 기회를 부여하고 조직안으로 영입하는게 좋다.

진유가 되려면 무엇보다 유학을 갖추어야겠다. 유교경전을 우선 학이시습해야 덕을 갖출 수 있고교화를 펼 능력이 생길 것이다. 물론 유림조직에 학자만 필요한 게 아니고 행정가도 필요하다.

절에 이판승(수행하는 스님), 사판승(행정 처리하는 스님)이 있듯이 말이다. 그러나 어떤 역할을 맡든 유림이라면 우선 유교에 대한 기본 교양을 갖추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유림조직은 교화단체(준종교단체)다. 이 명백한 좌표에 따라 유림 개개인을 조직 안에 용해시켜 내지 않으면 온갖 사이비들이 들끓게 된다.
(본지칼럼위원. 한맥문학가협회 청송지회장)
이덕희
조학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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