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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께서 들려주시는 우리 고장 옛이야기(영양군 편 1)
“병은 고칠 수 있으나 약이 없구나”
영양 청기 사리 ‘동삼’ 전설
조학제 기자 / 입력 : 2014년 04월 10일(목)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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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후섭 아동문학가 교육학박사
얘야, 너는 누구를 위하여 네가 가진 것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도 포기할 수 있겠니?
옛날 영양 청기 땅에 효성이 아주 지극한 한 젊은이가 있었대.

“아버지, 아버지!”
어느 해 아버지가 무거운 병에 걸려 정신을 잃고 말았어.
젊은이는 미음을 써서 입에 넣어드리기도 하고, 좋다는 약을 구해 달여 드리기도 했지만 차도가 보이지 않았어.

젊은이와 부인은 새벽마다 정화수(井華水)를 떠놓고 기도를 올리기도 했어.
“여보게, 그러지 말고 산 넘어 의원을 찾아가 보게. 좀 멀기는 하지만 천하 명의라고 하더군.”
“네에, 그게 정말입니까?”

젊은이는 아내에게 아버지 간호를 맡기고는 서둘러 길을 떠났어. 높은 산을 여러 번 넘어야 했어. 밤이 되어도 쉬지 않고 부지런히 걸었어.

-부엉부엉!
-으흐흥 으흐흥!
무서운 짐승 소리도 들려왔어.

“썩 물러나지 못할까! 나는 아버지의 병환을 낫게 하려고 길을 떠난 사람이다. 나를 함부로 해치지는 못한다.”
젊은이의 등에는 식은땀이 흐르고 살갗에는 소름이 돋았지만 꾹 참고 부지런히 길을 걸었어.
멀리서 불빛이 깜박거렸어.

‘옳지, 저 불빛만 따라가면 마을이 나오겠구나.’
이윽고 젊은이는 새벽녘이 되어서야 겨우 첫 마을을 만났어.
“여기가 그 유명한 의원이 계시는 마을입니까?”

“아니오. 여기서 산을 두 번 더 넘어서 세 번 째 마을에 가야 하오.”
“네, 고맙습니다.”
젊은이는 사흘을 더 걸어서 마침내 의원의 집을 찾았어.

“제 아버지의 병환을 낫게 해 주십시오.”
“으음!”
의원을 병세를 다 듣고도 도무지 대답을 하지 않았어. 그저 젊은이의 얼굴만 바라보며 한숨만 내쉬었어.

‘무슨 곡절이 있는 모양인데?’
젊은이는 물러나지 않고 끈질기게 애원하였어.
“제발 저의 아버지를 구해주십시오.”

그러자 겨우 대답하는 것이었어.
“병을 낫게는 할 수 있으나 약이 없네.”

“아니, 그게 말이 됩니까? 낫게는 할 수 있는데 약이 없다니 그게 도대체 무슨 말입니까? 그 약을 알려주십시오.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기어이 구하겠습니다.”
“정말인가?”

“그렇습니다.”
“어허! 그 정성은 갸륵하지만 말을 해줄 수가 없네.”
“아니, 그게 무슨 말입니까?”

의원은 더 대답하지 않고는 물러가라는 손짓만 하였어.
그러자 젊은이는 벌떡 일어났어.
“아버지 병환을 고치지 못할 바에야 나는 죽고 말겠습니다. 어서 빨리 약을 알려주시오. 그렇지 않으면 의원님을 먼저 죽이고 나도 이 자리에서 죽고 말겠소!”

젊은이는 길을 떠나면서 미리 품고 있던 비수(匕首)를 꺼내어 들었어.
“아 아, 알겠네. 약은 바로 그대의 막내아들일세.”
“아니, 아들을 삶아서 그 물을 아버지께 드려야 한다고요?”

“그렇다네!”
젊은이는 멍해지고 말았어.
젊은이는 다시 산을 넘어오면서 머리가 아주 복잡했어.
그러나 마을이 가까워오자 결심을 하였어.

‘그렇다. 아들은 또 낳으면 된다. 그러나 아버지는 한번 돌아가시면 다시는 오시지 않는다.’
젊은이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마당에서 놀고 있는 막내아들을 솥 안에 넣었어.
“얘야, 이 아비를 용서하여라.”

그리고는 불을 때고 그 물을 아버지에게 드렸어.
“아이고, 이제야 정신이 좀 드는구나. 온몸에 기운도 생기고…….”
아버지가 일어나 앉았어.

아버지는 점점 기운을 차려갔어.
그러나 젊은이는 죽은 아들 때문에 마음이 무거웠어,
그 때였어.
“아버지, 다녀오셨습니까?”

막내아들이 손에 찔레 순을 한 움큼 들고 마당으로 들어오며 인사를 하였어.
“아니, 이럴 수가! 얘야, 너는 할아버지의 약이 되어 저 세상으로 갔느니라. 부디 좋은 세상으로 가거라.”

젊은이는 막내아들을 마당 밖으로 밀어내었어.
“아니, 아버지! 저에요. 아버지 오시면 드리려고 찔레를 꺾어왔어요.”
“아니다. 아들아. 너는 저 솥 안에 있단다.”
“어디 보아요.”

젊은이는 눈을 감은 채 고개를 돌리고 솥뚜껑을 밀었어.
“여기에 어디 제가 있다고 그래요? 이건 무슨 뿌리 같은데!”
젊은이가 들여다보니 그것은 산삼이었어. 그런데 그 모양은 마치 어린아이처럼 팔다리가 다 있었어.

“아, 신령님!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젊은이는 두 손을 모아 하늘을 향해 큰절을 올렸어.

어때, 이 산삼은 어디에서 왔을 것 같니?
사람들은 이 젊은이의 정성에 감동해서 하늘이 그렇게 하였을 것이라고 믿었단다.

○ 이 이야기는 영양군 청기면 사리에 전해오는 ‘동삼(童參)’ 전설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이와 비슷한 이야기는 전국적으로 더러 흩어져 있습니다.
○ 필자는 청송군 진보면 광덕리 출신으로 대구달성교육장을 역임하였으며 아동도서를 70여 권 집필한 바 있습니다.
조학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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