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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께서 들려주시는 우리 고장 옛이야기(영양군 편 2)
언제까지나 당신을 기다립니다
-영양 청기 당리 ‘황씨부인당’ 전설
조학제 기자 / 입력 : 2014년 05월 15일(목)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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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후섭 아동문학가 교육학박사

얘야, 네가 만약 억울한 일을 당하였다면 너는 어떻게 할 것 같니? 아니 그보다는 혹시 네가 남을 억울한 지경에 빠뜨린 적은 없는지 한번 생각해보아라.

아주 오랜 옛날, 영양 일월산 밑에 황씨 성을 가진 처녀가 살았대.
이 마을에는 황씨 처녀를 좋아하는 총각이 둘 있었는데, 둘 다 이 처녀에게 청혼을 하였어.
한 청년은 몸도 약한데다 가난하였고, 또 한 청년은 건강한데다 밭도 더 많았어.
얘야, 너 같으면 누구에게 시집을 갈 것 같니?

그런데 황씨 처녀는 그 중에서 가난하지만 마음씨 고운 청년에게로 시집을 갔어.
‘다른 청년은 몸도 튼튼한데다 더 부자니까 내가 없어도 잘 살아갈 수 있을 거야. 하지만 이 청년은 내가 도와주어야 할 것 같아.’

황씨 처녀는 이렇게 생각했던 거야.
그런데 혼례가 끝나고 신방에 들었는데 뒷간에 간다던 신량이 돌아오지 않는 거야.
‘아니 저게 뭐야? 누가 칼을 들고 방을 엿보는 것 같은데!’

덜컥 겁이 난 신랑은 그 길로 그만 줄행랑을 놓고 말았어.
신부는 신랑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며 꼼짝도 않고 읹아 있었어.

그런데 십 년이 지나도 이십 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는 것이었어.
이 때, 신랑은 다른 곳으로 가서 자리를 잡고 새 장가를 들었는데 아이가 태어나도 백일을 넘기지 못하고 숨을 거두곤 하였어. 셋이나 숨을 거두었어.

“아, 천지신령이시여! 왜 저에게는 아이를 주지 않는 것입니까?”
신랑은 하늘을 향해 울부짖었어.
그 날 밤이었어.

꿈에 수염이 흰 노인이 나타나 말했어.
“그대에게는 첫 부인이 있구나.”

“네, 그렇습니만 오래 전 일입니다. 아마도 그 마을 다른 청년에게로 시집을 갔을 것입니다.”
“아니다. 아직도 너를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너는 왜 도망을 쳤느냐? 네가 본 것은 칼을 든 사람은 이웃 청년이 아니고 달빛에 비친 나뭇가지였느니라.”

“네에?”
신랑은 그만 넋을 잃고 말았어.
그 길로 신랑은 옛날 집으로 찾아가 보았어.

집에는 잡초가 우거져 있었는데 방안에는 시집올 때와 똑같은 모습이 황씨 처녀가 앉아있었어.
“아니, 이럴 수가!”
신랑은 그만 정신을 잃고 쓰러졌어.

“어서 나를 업어다 일월산 산마루에 앉혀주시오. 다 잊어버리고 높은 곳에서 세상을 내려다보고 싶습니다.”
신랑이 이 소리를 듣고 신부를 업어다 산마루에 앉혔어.
그러자 신부가 말했어.

“잘 가십시오. 이제는 저도 떠날 때가 되었습니다.”
그러더니 신부는 사라지고 말았어.
“아니, 이게 어찌된 일이냐?”

신랑이 정신을 차리고 보니 지금까지의 일이 꿈처럼 생각되었어.
신랑은 산마루에 돌을 쌓고 지붕을 얹어 당집을 마련하였어.
그리고는 거기에 돌을 쪼아 만든 황씨 부인의 석상을 모셨어.

“미안하오. 나를 위해 시집을 와 주었는데 나는 그대에게 기다림과 죽음만 주었구려. 이제는 부디 좋은 곳으로 가서 훨훨 날아다니시기 바라오. 미안하오. 미안하오.”
신랑은 오래도록 이 당집을 지켰다고 해.

얘야, 너는 무슨 생각이 드니?
그리고 신부는 어떠한 마음으로 신랑을 기다렸을 것 같니? 네가 만약 이러한 경우를 겪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 같니?

○ 이 이야기는 영양군 청기면 당리에 전해오는 ‘황씨 부인당’ 전설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이 전설은 서너 가지의 비슷한 이야기로 나누어져 전해지고 있습니다.
○ 필자는 청송군 진보면 광덕리 출신으로 대구달성교육장을 역임하였으며 아동도서를 70여 권 집필한 바 있습니다.
조학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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