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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께서 들려주시는 우리 고장 옛이야기(영양군 편 2)
나의 뼈를 찾아서 모아주세요
-영양 석보 포산리 ‘원터’ 이야기
조학제 기자 / 입력 : 2014년 05월 15일(목)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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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후섭 아동문학가 교육학박사
얘야, 생각이 옳고 깊으면 어떠한 일이 일어날까? 보통 때에는 상상도 못할 일이 일어나는 것 같구나.
옛날 석보 땅 머루산 아래에 작은 마을이 있었어.
하루는 이 고을 원님이 이 마을을 살펴보러 나왔다가 뒷산 기슭에서 잠시 쉬어가게 되었어.
“아, 비가 오지 않아 큰일이로다. 백성들이 모두 굶주리고 있다.”
원님은 마을을 내려다보며 걱정을 하고 있었어.
그 때였어.
새들이 날아가면서 똥을 찍 쌌어.
그런데 공교롭게도 원님의 얼굴에 떨어지고 말았어.
‘이게 뭐지? 혹시 빗방울인가?’
원님은 얼굴을 쓱 문질렀어.
“이런!”
똥이 원님 얼굴에 전부 번지고 말았어. 잠시 낭패스러울 만도 한데 원님은 다른 손으로 얼굴을 닦으며 중얼거렸어.
“그래, 새똥이면 어떠냐? 비도 이처럼 내려와 얼굴을 적셔주면 좋겠구나.”
그러면서 눈을 감고 기도를 올렸어.
“천지신명이시여. 부디 비를 내려 온 고을 사람들이 모두 풍년가를 부를 수 있게 해 주소서.”
그 때였어.
문득 여우 한 마리가 나타나더니 애원하는 표정으로 말했어.
“저어, 원님!”
“왜 그러느냐?”
“제 소원을 좀 들어주셔요.”
“무슨 소원이냐?”
“저는 지난여름 산사태 때에 바위에 깔려 제 뼈가 이쪽 저쪽 두쪽으로 나뉘어 지고 말았습니다. 그걸 모아서 한 곳에 있도록 해주셔요.”
“저런, 그곳이 어디인고?”
“네, 바로 원님이 앉아 계시는 바위 밑과 저 뒤편 말채나무 밑입니다.”
“오냐. 그렇게 하마. 조금만 참거라.”
원님은 곧 일어나 바위 밑을 파보았어. 비가 오지 않은 여름날이라 무척 더웠어. 땅도 단단하였고……. 원님은 땀을 뻘뻘 흘리면서 기어이 바위 밑을 다 파보았어.
과연 여우 뼈가 반쯤 나왔어.
그리고 말채나무 밑에서도 반쯤 나왔고…….
“자, 이제 다 모았으니 어디에 묻어줄까?”
원님이 돌아다보니 여우는 보이지 않았어.
“옳지 아무래도 여우는 굴속이 좋겠다. 평소에도 여우는 굴속에서 살아가잖아!”
원님은 두리번거리며 여우가 살만한 굴을 찾아보았어.
마침 건너편 계곡 옆으로 작은 굴이 하나 보였어.
“여기에서 잘 살아가거라.”
원님은 여우의 뼈를 묻어주고 손을 탁탁 털었어.
그러자 다시 여우가 나타나더니 말했어.
“아이고, 원님! 정말 고맙습니다. 제가 보답을 하고자 합니다. 원님의 소원은 무엇인지요?”
“그거야 비가 듬뿍 내려 백성들이 농사를 잘 짓는 것이지.”
“그것뿐이에요. 대신 금덩어리도 드릴 수 있어요. 금덩어리가 묻힌 곳을 알아요.”
“아니다. 나는 금덩어리보다는 비를 바란다.”
“네, 그럼 비를 내리게 해드릴게요. 얼른 돌아가셔요. 여기 계시면 비를 홈빡 다 맞아요.”
“아이고, 괜찮다. 얼마나 기다리던 비인데 좀 맞으면 어떠하냐?”
“알겠습니다.”
여우는 절을 하고는 사라졌어.
그리고는 잠시 뒤 보슬보슬 비가 내리기 시작했어.
빗방울이 얼굴에 떨어지자 원님은 차가워서 화들짝 눈을 떴어.
“어어, 이게 어찌된 일이냐? 방금 있었던 일이 꿈이었단 말이냐?”
원님은 바위 밑과 말채나무 밑을 살펴보았어.
누군가가 분명히 파낸 흔적이 보였어.
건너편에 굴도 보였어.
“거참 이상한 일이네!”
원님은 자기 손을 들여다보았어.
‘손톱 밑에 흙이 낀 것을 보니 내가 한 것이 맞기는 맞는 모양인데…….’
원님은 벌떡 일어나 두 팔을 높이 쳐들었어.
“천지신명이시여. 비를 내리게 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원님은 훌륭한 일을 많이 하여 크게 칭찬을 들었어.
그 뒤, 이 원님은 자신이 앉았던 자리에 백성들의 병을 보살펴 주는 광제원을 지었어. 그래서 지금도 이곳을 ‘원터’라고 부른단다.
어때, 무슨 일에나 정성을 다하면 반드시 도와주는 사람이 생기고, 그래서 모든 일은 마침내 다 이루어진다고 생각되는구나.
○ 이 이야기는 영양군 석보면 포산리에 전해오는 ‘원터 마을’ 전설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 필자는 청송군 진보면 광덕리 출신으로 대구달성교육장을 역임하였으며 아동도서를 70여 권 집필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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