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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인 독자투고 마지막편
김성령
조학제 기자 / 입력 : 2014년 06월 09일(월)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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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청송영양인터넷뉴스 | | 나는 영농을 시작하면서 첫해는 여러 가지로 어려웠던 점이 많았다. 땅을 갈려고 해도 필요한 농기계가 없고, 농기계가 있다 해도 다룰 줄을 몰라 결국은 로타리 작업이나 비닐피복작업 등을 대행할 사람을 구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손이 많이 가고 약을 꼭 쳐야하는 작물에는 전혀 엄두를 내지 못했다. 산속에 위치하다보니 산 짐승들도 농작물에 피해를 많이 주니 그것도 대책이 필요했다.
그래서 그 다음해부터는 우리 농장의 지리적 조건과 토질 나의 영농수준에 맞춰서 작물을 선택하게 되었고 초기 투자나 특별한 영농 기술 없이도 지을 수 있는 작물로 약도 치지 않아도 되고 산짐승의 피해도 없으면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작물을 심기 시작했다.
주로 약이 되는 작물로 토란, 돼지감자, 야콘, 익모초, 개똥쑥, 잔대… 그런 종류의 작물을 선택하여 심기 시작했다. 생산량도 소규모다 보니 판매도 직거래나 지인을 통해 별 어려움 없이 해결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웃 분들은 그렇지가 않으신 것 같았다.
농산물의 판매 즉 판로개척이 가장 큰 걱정이셨다. 나는 아직까지 농작물을 대량으로 생산해 보질 않아서 그런지 크게 피부에 와 닿지는 않았지만 앞으로는 나의 문제도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3년도에 농업기술센터에서 실시하는 ‘새 소득 작목 시범사업’에 대한 공고를 보게 되었다. 나는 ‘익모초와 개똥쑥’ 재배로 신청서를 내어 다행히 채택이 되는 행운을 가지게 되었는데 시범사업은 한해 농사짓기에만 급급했던 나에겐 쉬운 일이 아니었다. 시범작물을 심기
전 부터 완료될 때 까지의 전 과정 즉, 재료 구입부터 시범작물의 파종 및 진행과정 등을 기록하고 사진까지 첨부해서 보고해야만 했다.
처음에는 여러 가지 요구사항들이 다소 번거롭게 생각되기도 했지만 차차 시범사업을 진행하면서 구체적인 계획과 설계를 가지고 농사를 짓는다는 것이 개인의 영농발전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 일이며 영농 기록을 통해 자료를 남긴다는 것 또한 매우 가치 있고 중요한 일임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2014년 1월 어느날. 평생을 청송에서 땅을 지키며 농사를 짓고 살아온 어떤 할아버지를 만났다. 그분이 하시는 말씀은 의외였다.
“평생을 노력해도 남는 것은 가난과 질병뿐.”
이라는 것이었다. 성실한 농부의 고백이라고 하기 에는 너무나 충격적이긴 했지만 사실이었다. 공감했다. 또 어떤 농부 한 분을 만났는데 농사를 한 지 20년이 되셨다고 하셨다. 젊어서 귀농하시고 하우스재배에 친환경농법으로 농사를 짓고 계신데도 작물을 제값 받고 팔기가 힘들다고 하셨다.
그분 말씀이 업자들과 계약재배를 해서 농사를 지어 놓으면 값이 폭락한 작물은 계약을 파기하고, 원가가 비싸져도 계약한 금액 외에는 더 받을 수가 없다고 하셨다.
판매나 유통을 직접 할 수가 없으니 상인들에게 친환경으로 재배한 쥬키니 호박 10kg 한 상자를 1,800원도 안되게 넘기게 되면 시장이나 마트에 가서 보면 2~3개 포장해놓고 2,000원~3,000원 받는다며 중간 상인들만 이득이고 농사짓는 당사자들은 고생한 값도 안 나온다고 하셨다. 그리고 감자 값이 오른다하면 농부들은 너도나도 감자심고, 고추 값이 오른다하면 또 너도나도 고추심고, 배추 값이 오르든 뭐가 오르든 오른다 싶으면 농민들은 한쪽으로 쏠려 농사를 지으니(=쏠림현상) 점점 악순환은 계속되고 중간 유통업자들의 횡포를 알면서도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고 하셨다.
또 인터넷 판매도 시도해 보았는데 농사짓고 인터넷 관리하고 택배붙이고... 모든 일을 다 할 수 있는 여력이 안 된다고 하셨다. 귀농 귀촌 인구가 점차 늘어난다 해도 이미 고령화된 농촌의 현실에서 농촌에 정착하여 소득을 창출하며 안정된 생활과 노후를 설계하기에는 힘들다. 억대 부농의 꿈을 이룬 분들도 계시지만 그것만으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다.
전에 지인을 통해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났다. 요지는 유럽 모든 경제의 기반은 농업이 바탕이며 그들은 농업 발전을 위해 정책적으로 투자하고 연구하고 농업이 기초가 되어 모든 경제의 기반을 이루며 발전하고 있다는 것과 그 나라의 농민들은 명예롭고 부유하다는 것이다.
어쩌면 농업에 강한 나라가 세계에서 큰소리를 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예: 미국, 캐나다, 호주, 프랑스, 독일, 이태리…등등 그들의 농업은 과학적이고 미래를 지향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반대다. 조상대대로 땅을 지키며 살아온 농부들은 제대로 소리를 낼 수 없다. 농부라는 것을 크게 기뻐하지 않고 자식들에게 농업을 물려주고 싶어 하지 않는다.
살기 좋고 발전하는 농촌이라고 떠들지만 현실은 다르다. 귀농귀촌이 활성화 되고 있다지만 땅을 지킬 젊은이들은 점점 농촌을 떠나가고 있고 노인들만 남은 고령화된 농촌이 되어가고 있다. 과연 이대로 대책 없이 세월만 흐른다면 앞으로 농촌에 무슨 경쟁력이 있고 무슨 미래가 보장될 수 있을까?
나무에 뿌리가 없거나 마르면 그 나무는 오래지 않아 말라 죽는다. 농업은 나무의 뿌리와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뿌리가 없는 식물은 살아남지 못한다. 그것은 진리이다. 우리의 농업은 삶의 뿌리이다. 농업이 없이는 어떠한 발전도 미래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나의 농촌생활의 미래를 이대로 방관할 수는 없지! 성실한 땀의 대가가 이렇게 무의미하게 사장되어서도 안 된다! 성실한 농부의 노년이 후회스럽고 부끄럽게 생각되어서도 안 되고! 정당한 땀의 대가를 누릴 수 있는 농촌이 되어야만 한다! 갑자기 마음속에 솟아오르는 용기를 느꼈다.
나는 생각했다. 그리고 결심했다. 나만 잘사는 농촌이 아니라 나도 잘살고 내 이웃도 잘살 수 있는 농촌이 될 수 있도록 연구해보자! 농촌에서 살고 싶고, 농촌에서 생을 마감하고, 농민이 되어서 기쁘다는 사람들로 가득한 농촌을 만들어 보자! 경쟁력 있는 농촌은 나라의 미래요 유산이다! 라는 정신으로 경쟁력 있는 농촌으로 만들어 보자! 아직은 많이 부족하고 미약하지만 그것이 핑계가 될 수는 없다.
과연 그 꿈이 언제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이루게 될지는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꼭 이루어지리라는 확신이며 희망이다.
“農夫는 餓死라도 枕厥種子니라. (농부는 굶어 죽어도 그 씨앗을 베개 벤다.)”
정약용의 ‘이담속찬’에 나오는 말이다. 사람은 죽는 순간까지 내일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살아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말처럼 나의 결심이 무모한 도전일수도 있겠지만 그 결심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노력할 것이고 길이 있다면 찾을 것이고 이미 같은 길을 가고 있는 이가 있다면 최선의 협력을 할 것이다. 나도 농부이다. 아니 농부가 되어가고 있다.
참된 농부에겐 실망이란 없다. 실현의 그날까지 파이팅 할 뿐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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