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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장 옛이야기(청송군 편 3)
버들아 버들아 왕버들아
-청송 파천 관리 ‘왕버들’ 전설
조학제 기자 / 입력 : 2014년 06월 09일(월)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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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게 무슨 소리이냐?”
채씨 노인은 깜짝 놀라 고개를 흔들었어.
“아버지, 무슨 일인데요?”
물을 길어오던 딸이 물었어.
“글쎄, 변방에 난리가 났으니 육십이 넘은 나에게 군대에 나오라는 구나.”
“뭐라고요? 아무리 전쟁이 났다 하더라도 걸음도 제대로 걷지 못하는 분을 불러서 어떻게 하려고?”
딸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어.
이 소문은 곧 이웃으로 퍼져 나갔어.
“무엇인가 잘못 되었다. 아무리 사람이 없기로서니 노인을 전쟁터에 나오라고 하다니!”
이 때였어.
“저어, 어르신. 참으로 딱한 사정입니다.”
이웃집에 머슴살이를 하고 있는 총각이었어.
“그러게 말일세. 이 무슨 변괴인지 원!”
“그러나 나라의 명이니 어쩌겠습니까? 제가 대신 나가겠습니다. 저는 아직 젊지 않습니까?”
“아이고, 그 위험한 곳에 어떻게 멀쩡한 남의 자식을 보낼 수가 있는가?”
“아닙니다. 저는 어렸을 때에 부모님을 여의었습니다. 꼭 살아 돌아와서 어르신을 아버지처럼 모시겠습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딸도 총각이 돌아오면 혼인을 하겠다고 마음먹었어.
그 날 밤이었어.
딸이 마을 우물에서 물을 긷는데 그 총각이 나타났어.
“고맙습니다. 꼭 살아서 돌아오세요.”
“그렇게 하겠소. 내가 돌아오면 나와 혼인을 해 주시겠소?”
“그럼요. 꼭 돌아와 주십시오.”
“좋소. 여기에 이 나무를 심어놓고 가겠소. 물을 길으러 나올 때마다 나를 보듯 잘 보살펴주시오.”
둘은 함께 총각이 들고 온 왕버들을 심었어.
이윽고 이튿날이 되자 총각은 관리를 따라 전쟁터로 가고, 채씨 처녀는 매일 나무에 물을 주며 총각을 기다렸어.
나무는 무럭무럭 잘 자랐어.
그런데 어찌 된 셈인지 총각은 돌아오지 않았어. 정해진 삼 년이 지났는데도 돌아오지 않았어.
“얘야, 어찌 된 일이냐? 전쟁도 벌써 끝났다고 하는데, 혹시…….”
“아버지, 제발 그런 불길한 생각은 하지 마세요.”
“오냐, 오냐.”
채씨 처녀는 오 년, 칠 년, 십 년을 기다렸지만 총각은 돌아오지 않았어.
“안 되겠다. 나도 이제 칠십을 넘었으니 언제 죽을지 모른다. 그리고 너도 어미 없이 혼자 자라서 나를 수발해주느라 시집을 못 갔으니 내 가슴이 찢어지는 것만 같다. 적당한 혼처가 나오면 시집을 가거라. 그래야 내가 눈을 감을 수 있을 것 같구나.”
“안 됩니다. 아버지. 저는 기다리겠습니다.”
“글쎄, 올 사람이면 벌써 왔겠지.”
아버지는 딸 몰래 이웃 마을 다른 총각에게로 시집보내기로 하고, 날을 잡았어.
이윽고 혼례 날이 다가왔어.
‘안 된다. 나는 기다려야 해. 그러나 아버지의 뜻도 거스릴 수는 없어. 어쩌면 좋단 말이냐?”
채씨 처녀는 그만 약혼자와 함께 심었던 왕버들에 목을 매고 말았어.
“아버지, 죄송합니다. 저는 다른 곳으로 시집 갈 수 없어요.”
그 뒤, 이 왕버들 옆에 소나무 한 그루가 돋아나더니 쑥쑥 자라기 시작했어.
소나무는 아름드리가 되도록 이 왕버들과 나란히 자랐어.
사람들은 이 나무가 약혼자를 기다리는 처녀의 넋이라고 보았어.
그래, 이 채씨 처녀는 한번 한 약속을 끝까지 지키려 하였구나.
참으로 애틋하고 아름다운 기다림을 가슴에 안고서…….
○ 이 이야기는 청송군 청송읍 덕리와 파천면 관리에 전해오는 ‘왕버들’ 전설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이 왕버들나무는 천연기념물 제193호로 지금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만 왕버들 옆을 지키고 있던 만세송은 얼마 전 병으로 말라버렸습니다. 그리고 왕버들도 수세가 많이 약해져서 보존 대책이 시급한 실정입니다.
○ 필자는 청송군 진보면 광덕리 출신으로 대구달성교육장을 역임하였으며 아동도서를 70여 권 집필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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