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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께서 들려주시는 우리 고장 옛이야기(영양군 편 3)
서로 돕고 살아야제
-석보면 택전리 ‘턱걸바우’ 이야기
조학제 기자 / 입력 : 2014년 06월 18일(수) 16:13
공유 : 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요즘에
심후섭 아동문학가 교육학박사

얘야, 자기가 정말로 해야 할 일을 잊어버리고 다른 일을 하면 어떻게 될까?

옛날 영양 석보 땅 택전 마을에 호랑이가 자주 나타났대.
이 호랑이는 깊은 산속에 있다가 어쩌다가 내려오는 게 아니고 심심하면 내려와 사람들을 괴롭혔어.

한밤중에 개나 닭을 물어가기도 했지만 어떨 때에는 논밭에 들어가 마구 뒹굴기도 했어.
“아이고, 우리 뒷산 저 호랑이는 돼먹지 않았어!”
“그러게 말이야. 소백산 호랑이는 사람도 구해주었다는데 우리 동네 호랑이는 심술궂기만 하니!”

사람들이 호랑이를 원망했어.
그래도 사람들이 호랑이를 크게 욕하지는 않았어.
호랑이가 그걸 듣고 더 큰일을 벌일까 싶어 겁이 났던 거야.
하루는 마을 사람이 읍내에 가려고 길을 나섰다가 나무 뒤에서 호랑이가 불쑥 나오는 바람에 그만 까무러지고 말았어.

그런데 호랑이가 다가와 냄새를 맡아보더니 그냥 가더래.
그 사람은 너무 놀라 바지에 똥을 싸고 말았는데 그 냄새를 맡고는 그냥 갔을거래.
“호랑이를 쫓아내어야 해.”

“그래! 그렇지 않으면 마음대로 다닐 수도 없어.”
마을사람들이 화가 나서 외쳤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먼저 신령님께 제사를 지냅시다. 제발 우리 동네에서 호랑이를 쫓아내어 달라고요.”
“좋습니다. 정월 대보름날 동제를 지낼 때 그렇게 소원을 빕시다.”
그래도 호랑이는 여전히 나타났어.

“큰일 났다. 어디에 갈 때에도 늘 기다렸다가 여러 사람이 모여야 갈 수 있으니!”
마을 사람들은 호랑이 때문에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어.
이때 마을에 한 젊은이가 찾아왔어.

“아니, 그 무서운 고개를 어떻게 넘어왔는가?”
“무섭기는 왜 무섭습니까?”
“그 고개에 큰 호랑이가 있다는 것을 들어보지 못했는가?”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굶어죽으나 호랑이에게 물려죽으나 마찬가지가 아닙니까? 저는 배가 고파 이 마을로 머슴을 살러 왔습니다. 그깟 호랑이야 고개 넘어 유명한 포수에게 부탁하여 잡으면 되지 않습니까?”

“하긴 그렇구나.”
그리하여 포수는 이 마을로 와서 나무 뒤에 숨었어.
-어흥 어흥 어흐흥!

호랑이는 포수가 온 것을 알았는지 좀처럼 산에서 내려오지 않았어.
열흘 쯤 지났을 때였어.
포수가 나무에 기대어 깜박 졸고 있는 사이에 호랑이는 닭을 한 마리 물고 도로 산으로 가버렸어.

“아니, 이런 간사한 놈 같으니라고!”
포수는 낮밤을 가리지 않고 눈을 부릅뜬 채 호랑이를 지켰어.
또 열흘이 지난 어느 날 새벽녘이었어.
-부사삭!

어디선가 나뭇잎 밟는 소리가 들렸어.
바로 그 호랑이였어.
포수는 숨을 죽인 채 호랑이가 가까이 다가오기만을 기다렸어.
“어, 이쪽에 사람냄새가 나네!”

호랑이가 냄새를 맡으며 포수 쪽으로 다가왔어.
“이 때다!”
포수는 숨을 죽이며 방아쇠를 힘껏 당겼어.
-타앙!
호랑이는 정통으로 맞았어.
“아니, 이놈들이!”

호랑이는 그 길로 산으로 도망치고 말았어.
“큰일 났다. 호랑이가 총에 맞은 채로 도망을 쳤다.”
“이제 호랑이는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서 닥치는 대로 우리를 괴롭힐 것이다.”
“거 봐. 내가 뭐랬어. 호랑이는 영물이니까 함부로 죽이면 안 된다고 했잖아.”
마을은 몹시 뒤숭숭 해 졌어.

이 때 머슴살이 온 젊은이가 말했어.
“호랑이가 총에 맞았다면 반드시 어디엔가 쓰러져 있을 것입니다. 찾으러 갑시다.”
이리하여 젊은이와 포수는 산으로 올라갔어.
그런데 아무리 찾아봐도 호랑이는 보이지 않았어.

‘어디엔가 숨어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을 거야.’
마을사람들은 계속해서 벌벌 떨었어.
“자, 이렇게 떨고만 있으면 어떻게 합니까? 지금은 농사철입니다.”
“그렇소. 총에 맞았다면 분명히 죽었을 것이오. 호랑이에게 제사를 지내주고 논밭으로 갑시다.”
“좋소.”

마을 사람들은 호랑이에게 제사를 지냈어.
“호랑이님, 부디 좋은 데로 가소서. 우리 모두 다 살아가고자 한 일입니다.”
제사를 지낸 이튿날 아침이었어.
“저기에 호랑이가 죽어있다.”

호랑이는 마을 근처 바위에 턱을 걸친 채 눈을 감고 있었어.
“다친 채로 계속 마을 둘레를 돌다가 제사를 지내는 날 죽은 게 틀림없다.”
“그렇구나. 아직도 몸이 따뜻한 걸 보니…….”

그리하여 이 바위는 ‘턱걸바우’라고 불리게 되었어. ‘바우’는 ‘바위’의 사투리인데, 호랑이가 턱을 걸었다 하여 ‘턱걸’이 붙었지.

어때, 영주 희방사 절은 호랑이가 쓰러진 사람을 발견하고 스님에게 알려 살려 내자, 살아난 사람이 그 은혜에 보답하고자 세운 절이라고 해.
그런데 이곳 호랑이는 똑같은 호랑이이면서 바위에 턱만 걸었구나.

○ 이 이야기는 영양군 석보면 택전리에 전해오는 ‘턱걸바우’ 전설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 필자는 청송군 진보면 광덕리 출신으로 대구달성교육장을 역임하였으며 아동도서를 70여 권 집필한 바 있습니다.
조학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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