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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께서 들려주시는 우리 고장 옛이야기(청송군 편 4)
무엇이나 한 톨만 넣으면
-청송 현동 월매 ‘고적동’ 전설
조학제 기자 / 입력 : 2014년 07월 03일(목)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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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청송영양인터넷뉴스 | | 심후섭 아동문학가 교육학박사
얘야,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간절히 바라면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하는데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아주 오랜 옛날 고응척이라는 사람이 지금의 청송 현동 땅 월매리로 약초를 캐러 왔어.
‘음, 이곳은 산세가 아늑하고 물이 맑으니 살아가기 좋은 곳이로다.’
고응척은 그 길로 움막을 짓고 밭을 일구었어.
그래서 사람들은 이 마을을 고씨(高氏)가 농사를 지으면서 살아가는 동네라 하여 ‘고작동(高作洞)이라고 불렀어.
고응척은 장가를 들어 아들도 낳았어.
“너는 훌륭하게 자라 크게 이름을 떨치도록 하여라.”
고응척은 아들 이름을 두곡(斗谷)이라고 지었어. 높을 고(高), 큰 그릇 두(斗), 골짜기 곡(谷)!
고두곡은 무럭무럭 자라 마침내 장군이 되었어.
임진년에 왜군들이 쳐들어오자 고두곡은 이웃마을 사람들을 모아 왜적을 물리치는데 앞장섰어.
그래서 이 마을은 고두실로 불리기도 했어.
고두곡은 적들을 많이 물리쳤지만 그만 칼에 찔려 크게 다치고 말았어.
“아, 이럴 수가! 왜적들이 우리 산천을 불태우며 마구 휘젓고 있는데 나는 제대로 걸을 수조차 없게 되다니!”
고두곡은 하늘을 향해 울부짖었어. 그리고는 절뚝거리며 고두실로 돌아왔어.
마을은 쑥대밭이 되어 있었어. 사람들은 모두 흩어지고 집은 불타버리고…….
당장 끼니조차 이을 수가 없었어.
고두곡은 다시 하늘을 향해 간절히 기도하였어.
“제발 우리를 버리지 마소서.”
고두곡은 배고픈 것도 잊고 몇 날인지도 모를 만큼 오래 마을에서 제일 큰 소나무 밑에 꿇어앉아 기도를 올렸어.
그러던 어느 날 새벽이었어.
안개가 자욱한데 나무 밑에 작은 솥이 하나 보였어.
“아니, 이건 밥솥이 아니냐? 그런데 쌀이 없으니!”
고두곡은 그래도 모른다 싶어 솥을 걸었어. 쌀은 아무리 찾아도 없었어. 산비탈 밭을 이리저리 뒤져 말라버린 조 이삭에서 조 알 서너 개를 겨우 찾아내었어.
고두곡은 물이라도 끓여먹겠다며 조 알 세 개를 솥에 넣고는 불을 땠어.
그런데 어찌 된 셈인지 물이 끓기 시작하더니 조밥 냄새가 구수하게 풍겨 나오는 것이었어.
‘아니, 이건 밥 냄새인데?’
고두곡이 솥뚜껑을 열어보았더니 솥 안에 노란 조밥이 가득하였어.
‘세 알밖에 넣지 않았는데 한 솥 가득 밥이 나오다니! 참 신비한 솥이로구나. 아, 하느님. 감사합니다.“
고두곡은 감사 기도를 올리고 그 밥을 사람들과 나누어 먹었어.
이 솥은 마을의 보물이 되었어.
쌀이나 보리거나 간에 한 알만 넣어도 언제나 한 솥 가득 밥이 나왔던 거야.
“무엇이라고? 고두실 동네에 이상한 솥이 있다고?”
도둑들이 이 소문을 듣고 쳐들어 왔어.
그러나 고두곡이 지키고 있어서 빼앗아 갈 수가 없었어.
그런데 고두곡도 점점 늙어서 마침내 세상을 떠나고 말았어.
그 때마침 북쪽 오랑캐들이 쳐들어 왔어.
오랑캐들은 거의 해마다 곡식이 떨어질 만하면 따뜻한 남쪽 나라로 쳐들어 와서 곡식을 빼앗아 가곤 하였어.
아니나 다를까 오랑캐들은 고두실 마을의 보물 솥을 빼앗으려고 쳐들어 왔어.
“아, 이럴 때에 고두곡 장군이 살아계셨더라면!”
마을 사람들은 탄식을 하며 밤중에 솥을 짊어지고 이웃 보현산 동굴로 피난을 가고 말았어.
허탕을 친 오랑캐들은 마을을 온통 쑥대밭으로 만들었어.
“아, 우리 마을은 이제 고작동이 아니라 고적동이 되고 말았다.”
사람들이 탄식하였어.
고적동은 가운데 ‘적’자가 ‘도적 적(賊)’자라고 해.
얘야, 그 뒤에 이 솥은 어떻게 되었을 것 같니?
지금까지도 이 솥이 어디에 있는지 찾지 못한다는 구나.
그러나 부지런한 사람의 집 솥에는 언제나 밥이 가득하겠지.
○ 이 이야기는 청송군 현동면 월매리에 전해오는 ‘고적동’ 전설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 필자는 청송군 진보면 광덕리 출신으로 대구달성교육장을 역임하였으며 아동도서를 70여 권 집필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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