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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작교에서 있었던 일(3편)
조학제 기자 / 입력 : 2014년 09월 04일(목)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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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송영양인터넷뉴스
0시면 통행금지 시간으로 이 농촌에서 다니는 사람이 없을 시간이었건만 저벅저벅 둔탁한 발자국 소리가 나며 우리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지나가는 사람이려니 하고 있는데 갑자기 A양이 검은 물체를 보고 화들짝 놀라며 후다닥 다리 밑으로 내려가서 숨어버린다.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나의 부모님께서도 사귀는 것 다 알고 계시고 A양의 부모님은 타 지역 학교 사택에 있어서 아직은 뵙지 못했지만 다 알고 계신다고 했고, 쌍둥이 남동생들도 몇 번씩이나 만나봐서 잘 알고 있는 사정이었기 때문에 과연 저 사람이 누구일까 하는 생각에 잠겨 있는 사이 갑자기 눈앞에 무언가 휙 스치고 지나간다. 그 사람이 휘두른 4홉 소주병이다.

자세히 보니 군화를 신고 얼룩무늬 위장복을 입은 특전사 공수부대 중사 계급장을 달고 있는 내 나이 또래의 현역 군인이다.

그 사람은 무언가 알 수 없는 욕설을 퍼부면서 병을 다리 난간에 깬 후 나에게 필사적으로 덤볐다. 나는 갑자기 정신이 확 들어 소주병을 가까스로 피하면서 팔을 꺾어 병을 뺏고 발로 차서 넘어 뜨렸다. 역겨운 술 냄새가 코 끝을 진동하는 것을 보니 만취상태인 것 같다.

그 사람은 넘어진 체 “XX년! 틀림없이 여기 있었는데 어디 갔지?”하면서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만 벌떡 일어 나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다리 밑으로 뛰어 내려간다.

나는 마음의 정리가 안 되어 순간 멍하니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녀는 장녀이기 때문에 오빠도 없는 걸 나는 안다. 그럼 도대체 이 사람이 누구란 말인가?

갑자기 “으아악!”하는 비명소리가 오작교 밑에서 들린다. 아차 싶어서 뛰어 내려 가보니 물속에 A양을 넘어뜨려 놓고 일방적으로 때리고 발로 차며 욕을 하고 있다. 물은 무릎 밑에 와 닿는다. 나는 갑자기 분노의 피가 끓어올라 한방의 발길질로 그 사람을 꺼꾸러트려 버렸다. A양에게 이 사람 누구냐고 물으니 울고 만 있으며 대답을 않는다. 문밖으로 부축해서 나와 다시 물어도 흐느낄 뿐이다.

쓰러 졌던 그 사내가 일어나 나에게 달려 나온다. 나는 영문도 모른 체 그 군인과 물속에서 피를 튀기는 백병전을 벌였다. 나도 갓 재대한 해병대 하사관 출신이다. 싸움은 물론 그 어떠한 것에도 지지 않는 깡(패기)이 있다. 우린 30여분 싸움을 했지만 결국 무승부다. 둘 다 기진맥진하여 물속에 누워 가쁜 숨을 몰아쉬며 물었다.

“야! 니 누고? A양하고는 어떤 관계고?” 그 사내는 대답을 않는다. 불길한 예감이 뇌리를 스친다. 무언가 잘못되어 가는 느낌이 든다. 나는 다시 나의 신분을 밝히며 물었다.
“나는 요 아래 신축 정부미도정공장집 아들이며 A양과 곧 결혼할 사람이다. 니 는 뭐하는 놈이고?”

그 사내는 허탈한 웃음을 한참 흘린 후 “흐흐흐...야! 임마 내가 진짜 약혼자다. 우린 중학교 때 양가 부모님 합의 하에 약혼식을 올렸다”면서 고개를 떨구며 흐느낀다.
나는 눈앞이 갑자기 노랗게 변함을 느꼈다. 사실이 아니길 간절히 바라면서 A양을 돌아보며 “야 말이 맞나?”라고 몇 번을 물었으나 A양은 흐느끼며 대답을 않는다.

나는 허탈했다. 하늘이 무너짐을 느꼈다. 세상이 귀찮다. 세상 모든 사람이 보기 싫다. 나는 물에서 뛰쳐나와 하염없이 뛰었다. 엉망이 된 몸을 오토바이에 싣고 집으로 돌아온 나는 밤새도록 사실이 아니길 하나님께 빌었다. 뜬눈으로 하얗게 밤을 새운 나는 소개를 해준 G군 집으로 전화해보니 G군이 없다.

나는 A양의 지인들을 어렵게 만나 사실 확인을 해봤다. 그 특전사 군인의 아버지는 당시 지역의 농협장이었고 A양의 아버지는 학교 교장이었으니 지역유지간 서로 사돈을 맺었는 것이 틀림없는 사실인 것을 확인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군인은 부대에서 A양이 다른 남자와 오토바이 타고 놀러 다닌다는 소문을 듣고 사실 확인을 위해 특별휴가를 내서 나왔다고 한다.

A양은 중학생 어릴적 약혼으로 인해 엄격한 아버지의 심한 관리로 외출한번 제대로 못하고 너무 얽매어 있어 받은 스트레스가 상당했고 또한 그 약혼자를 엄청 싫어했다고 한다. 그 도 그럴 것이 그 사람은 큰 덩치에 얼굴이 시커멓고 멍게처럼 울퉁불퉁하여 산적 스타일 이었으니 나하곤 정반대였다. 그러던 중 내가 A양 앞에 나타났으니 문제가 발생되었던 것이다.

나는 어떻하란 말인가? 며칠이 지났지만 연락도 오지 않는다. 선량한 그 남자의 가슴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주고 도리어 내가 떳떳하게 큰소리치며 행동하였으니 본의는 아니었지만 나는 남의 여자 가로챈 악인이 되어 버려 지금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 남자에게 무릎 꿇고 용서를 빌고 싶다.

“A양과 그의 약혼자여! 부디 과거를 되새기지 말며 행복하게 살아주길 간절하게 비옵니다.”
“사랑하니까 헤어진다.”, “사랑이 변하면 미움 된다.”는 사람이 만들어 낸말이 있다.
그말의 의미를 별로 느껴 보지 못했던 나는「오작교」의 일 이후부터는 뼈저리게 느꼈고 다시는 사랑하지 않으리라 맹세도 해보았다. -4편으로 계속
조학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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