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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리(義理)
조학제 기자 / 입력 : 2014년 09월 24일(수)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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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송영양인터넷뉴스

<정치칼럼> (사)한국JC 제45대 중앙회장 홍성태
고교시절 영화를 좋아해서 자주 영화관을 찾았다. 수많은 영화를 보았고 기억에 오래 남는 영화도 많지만, ‘새벽의 7인’이라는 영화가 있다. 명작은 아니지만, 남자라면 한 번쯤 볼 필요가 있다. 영국공수부대 대원들이 독일군 진영 깊숙이 침투해서 독일군 고위 장성을 암살하고 귀대하는 임무인데, 암살 후 공수부대 대원중 ‘얀’이라는 한 병사가 여자 때문에 작전을 이탈하여 전 공수대원이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는 내용이다.

필자는 그 영화에서 ‘의리’를 생각했다.
‘도원결의(桃園結義)’가 있다. 삼국지에서 유비 관우 장비가 중국천하를 정복하기 위해 의형제를 맺은 것을 두고 생겨난 사자성어다. 역시 ‘의리’가 바탕이다.
또 ‘의리’라고 하면 깡패사회의 상징이기도 하다. 조폭들이 겉으로는 목숨처럼 여기는 것이 의리니까 말이다.

요사이 우리나라 정치판이 엉망진창이고 어디부터 다시 시작해야 정말 제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 할 정도로 정치철학이 붕괴된 상태인 것 같다. 여기에도 깊숙한 곳에는 ‘의리’라는 것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필자는 철학을 공부한 사람도 아니요, 심리학을 공부한 학자도 아니다. 그러나 요사이 살면서 자주 ‘의리’를 생각 한다.

‘의리’는 비단 어떤 개인이나 단체 또는 집단에서만 표출되는 것은 아닌 듯싶다. 국가나 국가 간이나, 국제사회 전반, 아니 인간이 있는 곳은 어디에서나 나타날 수 있는 가장 소중한 가치관 내지 철학이 ‘의리’가 아닐까.

그런데 ‘의리’는 그냥 발휘되거나 지속되지는 않는다. 또 ‘의리’는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바른 도리’이기 때문에 그 바탕에는 ‘신뢰’와 ‘올바른 가치관’이 필요하다(그래서 깡패사회에서의 ‘의리’는 올바른 가치관을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의리라고 할 수 없다).
의리는 친구간의 의리, 조직 구성원간의 의리, 지도자와 구성원간의 의리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이런 의리를 따지는 사이에는 상대방을 인정하는 ‘존중’이라는 가치관이 필요하다. 특히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사이의 의리에는 지도자는 구성원한테, 그 구성원을 인정하는 ‘존중심’이 있어야 한다.

필자는 최근 ‘의리’가 뭔지를 절감할 기회가 있었다. 지난 7월 새누리당 전당대회 때 김무성 당대표 최고위원 후보의 경북본부장을 맡아 선거운동을 시작할 무렵이었다. 첫 회의(선거대책회의 겸 후보와의 상견례)를 구미에서 진행하게 되었는데, 김 후보와 중앙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던 권오을 본부장의 실수로 첫 행사를 치루지 못했다. 경북전역에서 온 선거운동원들을 놔두고 그냥 지나쳐 버리고 김천으로 가벼렸다. 아주 황당한 경우였다.

필자는 즉시 경북본부장을 사퇴해 버렸다. 핵심 이유는 김 후보와 권 본부장이 선거조직 구성원에 대한 ‘존중심’이 없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고, ‘의리’가 부족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김무성 대표는 지난 2012년 말 대선 때 박근혜 대통령후보 중앙총괄 본부장을 역임했고, 그때도 선거 승리 후 본부장 사무실 문에 ‘선거가 끝났으니 자신은 떠난다’식의 공고문을 붙이고 사라져 버렸다.

그 상황을 멋있게 매스컴에서는 보도되는 경향이 있었으나, 필자 사견으로는 그 행위를 책임회피로 정말 무책임한 처사라 생각했다. 전국의 선거운동원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고, 선거가 끝났으면 본부장은 모든 책임을 다하기 위해 마무리도 철저했어야 했다).

지도자(리더)가 구성원에게 충성을 이끌어 내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구성원을 ‘존중’해 주는 것이다. 솔선수범도 구성원들을 존중하는 마음이 있어야 발휘된다.

영국의 세계적인 프로 축구구단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맷 버스비’감독은 당시 세계최고 스타플레이어인 ‘조지 베스트’의 방탕과 천방지축을 다스리는 방법으로 그 선수를 적극 배려하는 ‘존중’이라는 방법을 택했다.

그때 그 선수는 최고의 기량을 경기에 쏟아 부었다. ‘맷 버스비’감독이후 어떤 감독도 그 선수를 제대로 지휘하지 못했다. 그 선수를 ‘존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지 베스트 신드롬’이 그것이다.

요사이 ‘명랑’이라는 영화가 우리사회를 강타했다. 모든 사람들이 다 아는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가 새삼 우리 곁에 진하게 메아리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지러운 우리 현실에서 ‘신뢰와 의리’를 갖춘 진정한 지도자가 없다는 얘기다. 최근 프란체스코 교황이 방한했을 때 국민들이 진정으로 환영하고 수많은 인파가 거리로 나온 것 역시 존경하는 지도자를 그리워하는 우리시대의 절박한 현실일 것이다. 이 시대 ‘의리’의 소중함을 생각해 봤다.
조학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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