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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고려장(高麗葬)
조학제 기자 / 입력 : 2014년 10월 08일(수)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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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송영양인터넷뉴스

논설위원 황부원

‘고려장’이란 나이 든 부모를 더 이상 모시기 어려워서 산속에 버렸다는 풍습으로 대충 알고 지내 왔다. 며칠 전 종편 방송에서 현대판 ‘고려장’이란 주제로 실제 일어난 얘기를 극화하여 방송된 적이 있다.

어느 지역에서 어머니 없이 아버지와 함께 살았는데 효심이 지극했다. 식당을 하던 아버지가 자수성가하여 전 재산을 아들에게 물려주었다.

아들은 결혼 후 전 재산으로 땅 투기를 하다가 사기를 당하여 재산을 몽땅 날리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에게 중국여행을 다녀오라면서 억지로 권유해서 여행을 보내 드린다. 일주일 후 아버지기 돌아오니 살던 집은 다른 사람이 살고 식당도 다른 사람이 주인이 되어 있고 아들은 어디로 갔는지 찾을 길이 없어 아파트를 전전긍긍하며 이웃집 아파트 입구에 걸려있는 우유와 빵을 훔쳐 먹고 노인정에 몰래 자고 나오다가 신고한 주민에 의해 경찰서에 잡혀 가서 실토를 한 것이다.

경찰의 도움으로 아들을 찾게 된 “아버지는 원망대신 아버지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아냐”면서 그래도 아들 걱정 뿐 이었다. 진작 신고를 하고 싶었지만 혹시 아들에게 누가 될까봐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아들은 버젓한 짐에 살고 있으면서도 아버지를 모실 생각은 없었던 것이다.

정말로 가슴 찡하고 살벌한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씁쓸하다 아무리 고통스럽고 어려워도 아들이 잘못될까봐 걱정하는 아버지의 마음을 아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한참을 생각해 보는 대목이었다.

실제 고려장은 고려시대 장례 문화를 일컫는 말로 전해 오고 있지만 「고려사 절요」 등 어느 문헌을 찾아봐도 찾을 수가 없다. 고려 시대는 귀족층이 유물과 함께 묻는 순장, 하위 층에서 생활이 어려워 시체를 산에 버리는 풍장, 시신을 화장하거나 매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미국 동양학자 그리티스가 지은 “은둔의 나라 한국에서” 라는 책에 고려장이 전해지고 있다. 이 사람은 일본에 머물면서 한국에는 와 보지도 않는 체 일본인들의 말만 듣고 기술 한 것이고, 한국 사람은 밥을 더 먹으려고 식사할 때는 말을 하지 않는다고도 적혀 있다. 우리 미풍양속을 잘못 이해한 부분이라고 본다.

전설의 조선(저자 미와타미키), 조선동화집(발행처 조선총독부)에 70세 된 아버지를 지게에 지고 산 속에 버리고 오는 데 어린 아들이 지게를 다시 가져 와서 이유를 물은 즉 나중에 할아버지처럼 아버지를 버리기 위해 가져 왔다는 얘기가 있는데 이는 중국 ‘효자전“에 실린 ‘원곡’ 이야기를 묘사한 것이 아닌가 보고 있다. ‘원곡’이라는 아이가 ‘할아버지를 태우고 간 수레를 다시 끌고 왔다’를 ‘지게’로 바꾸어 버린 것이라고 한다.

일부 역사학자들의 주장은 고려시대에는 부모에게 불효하면 2년 징역에 처하도록 엄격히 규정되었기 때문에 ‘고려장’은 있을 수가 없고 어느 문헌에도 찾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본인들이 순장한 무덤을 파헤쳐 거기에 든 유물을 강탈하기 위한 방법일 수도 있다는 것이 역사학자들의 견해이기도 하다. 어느 시대인지는 알 수 없지만 ‘박정승’이라는 자가 중국사신이 말 2필을 가져와서 어느 것이 어미 말인지 가려보라는 과제가 떨어져 고민하다가 집에 와서 80세 된 노모에게 물었더니 “3일간 말을 굶겼다가 먹이를 주면 먼저 먹는 것이 새끼 말이고 나중에 먹는 말이 어미 말이다”는 현명한 지혜를 얻어 나라의 체면을 세웠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100세 시대 비록 나이 든 사람들이 힘이 없고, 잔소리가 심하고, 기억력이 떨어진다고 해도 경륜과 지혜는 살아 있음을 인정하자. 우리 땅에 ‘고려장’은 없었다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조학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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