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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장 옛이야기(청송군 편 7)
봉에게 물을 주어야지
- 진보 진안리 ‘오누이 못’ 전설
조학제 기자 / 입력 : 2014년 10월 23일(목)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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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송영양인터넷뉴스
심후섭 아동문학가 교육학박사

얘야, 무슨 일이나 일을 성공시키려면 어떠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니?
“아, 가뭄이 너무 심해.”
“농사지을 물이 필요해.”

“못이 있으면 이 넓은 들판에서 곡식을 많이 거둘 수 있을 텐데…….”
“그러니 우리 여기에 못을 막도록 합시다.”
마을사람들이 의논 끝에 저수지를 만들기로 하였어.

장소는 이촌과 진안 들판이 내려다보이는 비봉산(飛鳳山) 오른쪽 자락으로 하였어.
“여기에 못을 막아야 골짜기에서 내려오는 물을 가둘 수 있고, 못이 높아서 아래쪽 들판을 모두 적실 수 있소.”
“음, 좋습니다.”

사람들이 모두 몰려들어 땅을 파내어 둑을 쌓았어.
시간이 지나 제법 저수지의 꼴을 갖추어 갈 때였어.
“아니, 이럴 수가!”

아침에 다시 모인 사람들은 그만 입을 딱 벌리고 말았어.
그 동안 쌓아올린 둑이 밤새 좌르르 무너져버렸던 거야.
“우리의 정성이 부족해서 그런 모양이오.”

“그렇소! 고사(告祀)를 지냅시다. 고사를!”
마을사람들은 하늘과 땅의 신(神)에게 제사를 올렸어.
그런데도 얼마 뒤 못둑은 다시 무너지고 말았어.

“고사를 지낼 때에 부정(不淨)한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 누가 보아도 깨끗한 사람을 골라 제사를 지내게 해야 해.”
이러다가 보니 아무도 일을 할 사람이 없게 되었어.

그 때, 산밑 마을에 일찍이 부모를 여읜 한 쌍둥이 남매가 살고 있었어.
두 사람은 부모님이 계시지 않았지만 부지런히 일을 하여 잘 살고 있었고, 또 책도 많이 읽어서 사람들로부터 칭찬을 듣고 있었어.

“그렇소. 저 오누이에게 이 일을 맡겨봅시다.”
“좋습니다. 저 오누이는 착하기도 하지만 어떤 일에나 생각이 깊으니까요.”
그래서 오누이가 못을 막는 일을 맡게 되었어.

오라비와 누이동생은 며칠 동안 그 동안 막은 못을 살펴보고는 둑이 무너진 원인을 찾아내었어.
오누이는 그 원인을 놓고 밤새도록 토론을 하기도 하였어.
이윽고 결론을 내렸어.

“여러분, 우선 못을 조금 더 안쪽으로 들여쌓아야 합니다.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이곳은 너무 가팔라서 무너지기 쉽습니다. 이곳 땅 모양은 봉(鳳)이 앉아 있다가 날아갈 준비를 하고 있는 곳인데 잘못하면 물그릇이 발끝에 걸리지 않겠습니까?”

“으음!”
“그리고 이곳에는 질흙이 많고 바윗돌이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질흙은 물을 많이 머금고 있으므로 쉽게 물러집니다. 높이 쌓으면 오래 가지 못합니다. 중간에 바윗돌을 넣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곳에는 바윗돌이 귀합니다. 그러므로 둑을 높이 쌓으면 안 됩니다.”

“둑을 높이 쌓지 않으면 물을 많이 담을 수 없으니 있으나 마나 한 못이 되지 않소?”
“그렇습니다. 그래서 윗못과 아랫못으로 나누어 둘 쌓아야 합니다. 이 때에는 윗못의 물이 모두 아랫못으로 흘러 들어가더라도 무너지지 않을 만큼 넓게 쌓아야 합니다. 그래서 논에 물을 댈 때에는 아랫못 물만 쓰고, 아랫못 물이 줄어들면 윗못의 물을 흘려보내주도록 쌓아야 합니다.”

“으음…….”
“그리고 못을 쌓을 동안 물이 못 안으로 들어오지 않도록 물길을 옆으로 내었다가 둑이 단단히 굳어진 다음에 물을 가두어야 합니다.”

“그럼, 시간이 많이 걸리겠는데?”
“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무너지지 않게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음, 그렇겠구려.”

“자, 그럼 우리 모두 힘을 합쳐 못을 막아봅시다. 윗마을 사람들은 저와 같이 위에 못을 막고, 아랫마을 사람들은 제 동생과 함께 아래쪽 못을 쌓아 주십시오. 먼저 물길을 옆으로 내는 일은 다 같이 해야 일을 빨리 끝낼 수 있을 테니 함께 합시다.”
“좋소.”

이리하여 이 못은 마침내 무너지지 않고 완성되었어.
두 사람의 오누이는 그 뒤에도 날마다 못둑을 살피며 못을 지켰어.
세월이 많이 흐르자 두 사람도 늙어서 숨을 거두었어.

“아, 고마운 분들이 돌아가셨구나. 우리가 무덤을 만들어 드리자.”
사람들은 윗못 안쪽에 봉우리를 쌓고 거기에 묘를 썼어.
“여기에서 이 못을 잘 지켜주십시오.”

그 무덤은 지금도 윗못에 남아있는데 아무리 비가 많이 와도 잠기지 않는대. 그리고 그 뒤 수백 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둑이 터진 일이 없대.
사람들을 윗못을 오라비못, 아랫못을 누이못이라 하고 합쳐서 오누이못이라고 부르고 있어.

그래, 무슨 일에나 이치를 따져야 하고, 협동해야 하는구나. 또 무엇보다도 정성을 기울여야 하고……. 그러고 보니 ‘인작(人作)도 백년(百年)이면 가이(可而) 천작(天作)’이라는 말이 떠오르는 구나. ‘사람이 하는 일도 백년만 이어지면 하늘이 하는 일이나 다를 바 없다.’는 말이지.

○ 이 이야기는 청송군 진보면 진안리에 전해오는 ‘오누이 못’ 전설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이와 같이 형제간 남매간의 협력을 바탕으로 한 성공 이야기는 전국적으로 많이 퍼져 있습니다.

○ 필자는 청송군 진보면 광덕리 출신으로 대구달성교육장을 역임하였으며 아동도서를 70여 권 집필한 바 있습니다. 한국문인협회 회원이며 한국일보 제정 <한국교육자대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조학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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