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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보니 잎 지고나니 낙엽(2편)
조학제 기자 / 입력 : 2014년 11월 06일(목)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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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청송영양인터넷뉴스 | | 결국 이 사건으로 나는 「야수 도서실」이란 간판으로 삼O동에서 10평 남짓한 만화방을 열게 되었고 혁준이와 함께 많은 후배들의「리더」가 되어 흑장미의 횡포에 대항하며 후배들의 안전에 전력을 다하기로 하였다.「팀」명은 역시「야수파」다. 우리의 할 일은 학생들의 안전이다. 학교 다니는 후배들을 한데 모아 학교까지 데려다주고 귀가 시 마찬가지로 데려오곤 하였다.
결국 학생들의 피해는 훨씬 줄어들었으나 우리들의 형편은 말이 아니다. 거의 매일 언성을 높이고 몸다툼을 해야 하고 심하면 싸움을 해야 하니 동네가 더 시끄러워진 것 같다. 그러나 이왕 시작한 것 끝까지 최선을 다하기로 하며 될 수 있는 대로 동네에서는 흑장미와의 부딪힘을 피하기로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 11시경! 만화방 문 앞에 “쿵” 하는 큰 소리가 난다.
“형님…….형님......형니임......”
기어들어갈 듯한 모기 목소리로 누군가 나를 부른다. 뛰쳐 문을 열어보니 후배 ‘병태’다. 어디서 그렇게 맞았는지 온몸이 성한데가 없다.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다. 고아인 병태는 야간고등을 다니며 구두닦이를 하고 있으며 나랑 만화방에서 숙식을 같이 하고 있는 성실한 학생이다.
학교를 파한 후 교문 앞에서 잡혀 이렇게 피투성이가 된 채 돌아왔다고 한다. 우리는 이제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머리의 피가 거꾸로 흐르는 것 같다.
그날 밤 새벽 2시! 인원을 총동원하여 흑장미 만화방으로 쳐들어갔다.
만화방에 몇 명이 있다가 도망쳐 버리고 우리는 만화방 실내기물을 전부 박살냈다. 20여명이 광분하여 설치자 순식간에 건물이 폐허가 되는 듯 했다.
“호르륵 ! 호르륵 ! 호르륵!”
통금시간이 훨씬 지난 뒤라 시끄러운 호각소리와 함께 큰 길에서 경찰들이 뛰어오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이럴 땐 뿔뿔이 흩어지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각자 수단껏 도망친 후 야수에서 만나자!”
란 말과 함께 우린 모두 흩어져 힘차게 달렸다. 한참 달리다보니 나의 뒤에 누군가가 헐떡이며 따라오는 것 같다. 친구 혁준이다.
한참을 달리다 보니 마침 불이 켜진 술집이 보인다. 우리는 후다닥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방안에 들어가서 보니 기생집이다. 이런데 처음 들어와 보는 나는 걱정이 앞선다. 막걸리와 두부김치 먹을 정도의 돈 뿐인데 큰일이다. 잘못 들어온 것 같다. 나가자니 순경들을 만날 것 같고 돈은 없고 정말 낭패다.
“아저씨들! 뭘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몇 번 인사를 드렸는데 대답이 없으셔!”
라며 혁준의 가슴에 안기는 아가씨 때문에 나는 후다닥 정신을 차렸다.
25세 정도의 긴머리를 가진 예쁜 아가씨가 혁준의 가슴에 몸을 기댄 체 있다.
“아저씨들 어디서 나쁜지 하다가 왔는가봐? 이 밤늦게 정신없이 뛰어 들어 오는 걸 보니......! 까르르...... 농담이예요. 아저씨들 절대로 나쁜 사람들 같지는 않아! 미스 진이예요. 술은 무얼로 갖고 올까요?”
“음......음......아무거나 갖고와.”
나는 얼떨결에 대답을 했지만 돈이 문제다. 혁준이 한테는 돈이 없는 걸 안다.
‘에라 모르겠다. 될 대로 되겠지.’
잠시 후, 나갔던 아가씨가 술상을 든 다른 아가씨와 들어온다. 단발머리의 체격이 자그마한 아직 20세도 채 안돼 보이는 보조개가 쏙 들어가는 귀여운 상의 아가씨다.
술상을 우리 앞에 놓고 공손히 큰절을 한 후 자리에 앉는다. 내 옆엔 보조개 아가씨가 앉는다.
“미스 최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하며 얼굴이 빨개진다. 빠알간 앵두처럼 너무 귀엽다. 이렇게 예쁜 아가씨가 왜 이런 데 왔을까? 술잔을 따르는 백옥 같은 흰 손이 떨고 잇다. 틀림없이 오늘 처음 술좌석에 나온 아가씨일 것이다. 잔을 비운 후 내가 한 잔을 따라주니 겨우 받는다. 역시 손을 떨고 있다. 손을 살며시 잡으니 얼굴이 빨개지며 뿌리치지는 않는다.
“얘! 최양아, 오늘 그 사장님 잘 모셔야 한다.”
하며 진양이 눈을 흘긴다.
우리는 서로 주거니 받거니 술잔을 돌리다 보니 꽤나 취했다. 아까의 사건과 돈 걱정은 이제 안중에 없다.
“최양은 고향이 어딥니까”, “나이는 얼마 됩니까?”, “언제 여기 왔습니까?”
하고 내가 연거푸 묻자 얼굴이 홍당무가 되며 고개를 숙이며 말이 없다.
한참 침묵이 흐른 후 겨우 입을 연다.
-계속(3편은 다음호에 실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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