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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장 옛이야기(청송군 편 9)
살아나라 나의 애마
- 안덕 명당리 ‘말채나무와 마릉지’ 전설
조학제 기자 / 입력 : 2014년 12월 05일(금)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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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송영양인터넷뉴스
심후섭 아동문학가 교육학박사

얘야, 너 ‘말채나무’ 이름을 들어본 적 있니? 늦봄에 흰 꽃을 활짝 피우는 큰키나무인데 아름드리도 많단다. 특히 가지가 길고 낭창낭창해서 말 궁둥이를 치는 회초리로 쓰기 좋단다.

옛날 안덕면 명당마을에 아주 지혜롭고 힘센 장군이 있었어.
이 장군은 왜적이 쳐들어오자 평소에 아끼던 말을 타고 왜적을 쳐부수러 나갔어.
“아니, 바람처럼 빠르게 우리를 공격하고 있는 저 장수는 누구인가?”

왜적들은 깜짝 놀라 얼어붙고 말았어.
“아마도 이곳 장수인가 봅니다. 잠시 피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 모두 산으로 올라가 바위 뒤에 숨어라.”

왜적들은 바위 뒤에 숨어서 나오지 못했어.
“어서 너희들 사는 곳으로 돌아가거라. 아니면 빨리 나와서 나의 칼을 받아라!”
장군의 호령에 왜적들은 더욱 옴추려 들었어.

“이놈들, 다시 한 번 더 나타나면 모두 죽을 줄 알아라.”
그 때였어.

“칼로는 아니 되겠다. 일제히 활을 쏘도록 하자.”
왜적 대장이 명령을 내렸어.
왜적들은 일제히 활을 쏘기 시작했어.

그런데 장군은 얼마나 빠른지 칼로 막기도 하고 말을 달리기도 하여 화살을 모두 피했어.
“아니, 활로도 아니 되면 어떻게 하지. 안 되겠다. 모두 도망치자.”
왜적들은 모두 물러갔어.

도망을 하던 왜적 대장은 화가 나서 어쩔 줄을 몰랐어.
“으음, 어떻게 하면 좋을까?”

“몰래 돌아가서 말을 쏘아 죽입시다. 그 장수가 빠른 것은 그 말 덕분입니다. 말이 없으면 제대로 달리지 못할 것입니다.”
“그래, 그게 좋겠구나.”

왜적 대장은 밤중에 몰래 병사들을 마을로 되돌려 보내었어.
“마구간을 잘 지켜야 한다. 말은 나의 생명과 같다.”

장군은 집안사람들에게 말을 잘 지키도록 하였어.
왜적 병사들은 마구간에 다가갈 수 없었어.

왜적 병사들은 마을 보리밭에 몸을 숨기고 기회를 엿보았지만 성공하지 못하였어.
왜적 대장이 다시 명령을 내렸어.

“우리가 반으로 나누어 너희들은 마을 동쪽에서 소리를 질러라. 그럼 나는 반을 데리고 서쪽에서 몰래 활을 쏘아 말을 죽이겠다.”
“알겠습니다.”
다시 왜적들이 쳐들어왔어.

“아니, 저 놈들이 물러간 줄 알았는데! 그런데 좀 이상하다. 왜 동쪽에서 억지로 큰소리를 내는 것일까? 음, 그렇구나. 동쪽으로 쳐들어오는 척 하고는 서쪽으로 쳐들어 올 심산이로구나. 어디 속을 줄 알고!’

장수는 동쪽으로 달려가지 않고 서쪽으로 달려가 왜적들을 마구 무찔렀어.
“아, 우리가 계산을 잘못했다. 속지 않는구나.”
그러자 동쪽에서 소리를 내던 왜적들도 도망을 치기 시작했어.

“내 이번에는 모두 무찔러 다시는 이곳으로 쳐들어오지 못하게 해야겠다.”
장수는 말을 달려 쫓아갔어.
그러자 왜적들은 냇물을 건너 버드나무 숲으로 숨었어.

“저 장수의 말을 쏘아라. 말이 없으면 따라오지 못할 것이다.”
왜적들은 나무 뒤에서 말을 향해 일제히 활을 쏘았어.
말은 이리저리 용하게 피하였어.

“안됩니다. 말이 얼마나 빠르지 다 피합니다.”
“그래도 할 수 없다. 화살을 있는 대로 모두 쏘고 도망치자.”
왜적들은 죽기 살기로 활을 쏘아댔어.

그래도 장군은 다 피했는데 마지막 화살 하나가 말 앞가슴에 맞았어,
그래도 말은 쓰러지지 않았어.
장수는 말을 몰고 왜적을 쫓아가 왜적을 모두 처치하였어.

이윽고 모든 왜적들을 다 처치하고 돌아올 때였어.
동네 앞에서 이르자 그만 말이 쓰러지고 말았어.

화살에 독이 들어있었던 거야.
“아니, 네가 화살에 맞았구나. 나는 그것도 모르고 마구 채찍질하며 달렸구나.”
장수는 화살을 뽑아내고 치료를 했지만 말을 끝내 살아나지 못하고 그만 숨을 거두고 말았어.
“아, 네 없이 나는 어떻게 하란 말이냐?”

장수는 굵은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말을 묻어주었어.
“잘 자거라.”
그리고 무덤 앞에 말 궁둥이를 때리던 나뭇가지를 꽂았어.

세월이 지나자 그 나뭇가지에서 싹이 나고 무럭무럭 자라 아름드리가 되었어.
그 뒤 사람들은 이 나무를 ‘말채나무’라 하고, 말무덤을 ‘말 마(馬), 무덤 릉(陵), 땅 지(地)’를 써서 ‘마릉지’라 하였단다. 이 말채나무는 지금도 마릉지를 지키고 있어…….

그래, 이처럼 용감하고 지혜로운 장수가 오늘날에도 많았으면 좋겠구나. 그리고 말채나무 가지는 굵지 않고 낭창낭창한 것이 많아 그 뒤에도 더욱 많이 마구로 널리 쓰였대.

○ 이 이야기는 청송군 안덕면 명당리에 전해오는 ‘말채나무와 마릉지(馬陵地)’ 전설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과응보와 동물 애호 및 보은 사상 등이 복합적으로 깃들어 있습니다.
○ 필자는 청송군 진보면 광덕리 출신으로 대구달성교육장을 역임하였으며 아동도서를 70여 권 집필한 바 있습니다. 한국문인협회 회원이며 한국일보 제정 <한국교육자대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조학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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