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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보니 잎, 지고나니 낙엽(5편)
조학제 기자 / 입력 : 2014년 12월 26일(금)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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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송영양인터넷뉴스
이제 입대 날짜가 한 달 밖에 남지 않았다. 정말 세월은 유수 같다더니만 벌써 3개월이 지났다.
요즘 흑장미파는 조용하다. 대장 준영이가 사고를 낸 후 도주해 버렸다고 한다. 대장이 없는 졸병이라 통솔이 잘 안되는 모양이다.

이제 우리 동네 후배들이 그 동네로 다녀도 아무 일이 없다. 길에서 정면으로 흑장미파 팀원들을 만나도 서로 모른 척 지나간다고 한다. 오늘은 운동을 좀 일찍 마치고 도장 문을 나서는데 ‘코보’가 들어온다.

“범털! 오늘은 내가 한턱 낼꺼니까 한 잔 하러 가세.”
나의 별명이 범털이다.
“그래? 그럼 옥성집으로 가자!”
“아하! 너 최양한테 반했구나. 그래! 그래! 그때는 돈이 없어서 미안했어.”

옥성집문을 열고 들어가니 마음씨 좋은 마담이 아주 반갑게 맞이한다.
“아이구! 이게 누구냐! 정말 오랜만에 오셨네!”

“예! 안녕하셨어요?”
우리는 전번에 갔던 방으로 들어가니 진양이 자지러진다.
“소녀 그날 첫날밤 이후 이제껏 서방님 생각에 눈물로 밤을 지세웠습니다.”

하면서 까르르 웃는다. 물론 코보한테 하는 소리다. 술상이 들어왔는데도 최양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진양은 방이 덥다며 윗옷을 훌훌 벗고 코보한테 안기어 난리다.
갑자기 방문이 슬며시 열린다.

“총각! 이리 잠깐 나와봐”
마담의 인자한 목소리다. 안 그래도 보기가 민망스러웠는데 잘됐다.

벌떡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최양이 며칠전부터 아파서 저쪽 방에 누워 있으니 총각이 가보렴.”
“감사합니다!”

마담은 이상하게 나한테 잘 대해 준다.
방문 앞에 가서 “정은, 정은씨!” 라고 불렀지만 아무 대답도 없다. 방문을 살며시 열고 들어가보니 아랫목에 이불을 덮고 누워 있는 최양의 모습이 보인다. 조용히 앉아 손을 잡으니 눈을 뜬다. 얼굴이 많이 수척해졌다.

한참 후에야 나를 확인하고 깜짝 놀라 일어나 앉는다.
“어머! 아저씨 언제 오셨어요?”

보조개 있는 천사의 미소를 짓는다. 정말 애처롭다. 어린 나이에 부모도 없이...... 혼자 이렇게 누워 있다니...... 당장 우리집에 데리고 가서 따뜻하게 병간호를 해주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군에만 안간다면 우리집에서 같이 살고 싶다. 머리를 짚어보니 열이 많다. 살며시 당기니까 나의 품에 안긴다.

“이번 일요일, 병이 완쾌되면 나와 같이 화원유원지 놀러 갈래?”
“정말 나를 데리고 놀러 가시는 거예요? 농담 아니죠?”
“그럼! 정말이고 말고.”

“아이! 좋아라 나 이제 안 아파요!”
벌떡 일어서서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른다.
“그런데 마담한테 이야기하면 허락해 줄런지가 문제구나.”

“그건 괜찮을 거예요. 왜냐하면 마담은 아저씨 같은 사람이 좋다며 늘 자랑했어요. 아마 쉽게 허락해 주실 거예요.”

“실은...... 나 얼마 안있으면 해병대 입대한다.”
“알고 있어요. 지난번 새벽에 오셨을 때 순경들이 우리 집에 아저씨들을 찾으러 왔는데 마담엄마가 없다고 하면서 처리했다고 그래요. 흑장미 만화방은 소문이 나있어요.

동네 사람들을 괴롭히는 깡패들이라고......아무도 못 건드린다고 하던데 아저씨들이 혼을 내줬다면서요? 참 잘하셨어요! 또 아저씨가 해병대 하사관으로 간다는 것도 알고... 집도 알고...아저씨에 대해 알껀 거의 다 알아요.

마담 엄마가 이야기해줬어요. 이제껏 한번도 안오셔서 나는 아저씨가 해병대에 입대 한줄 알고 무척 섭섭했어요.....얼마전 아저씨 얼굴 한번 보려고 야수만화방 건너편에 숨어서 1시간이상 계속 기다렸는데 아저씨가 나오시지 않았어요.“라며 눈물을 글썽인다.
-계속(6편은 다음호에 실어드립니다)
조학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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