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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장 옛이야기(청송군 편 10)
배 바닥을 뚫지 마라
부동 상의리 ‘대전사 우물’ 전설
조학제 기자 / 입력 : 2015년 01월 12일(월)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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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송영양인터넷뉴스

심후섭 아동문학가 교육학박사

얘야, 인과응보(因果應報)라는 말을 들어보았겠지? 모든 일에는 원인이 있고, 그 원인에 따라 결과가 생기며 그에 따라 보답도 받게 된다는 말이란다. 이 세상 모든 일은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보는 것이지.

청송 주왕산에는 아주 오래 된 절 대전사(大典寺)가 있어 지금도 승려들은 물론 일반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 기도를 올리곤 한단다.
이 절은 신라시대 문무왕 때에 의상대사(義湘大師)가 세웠다는 설과, 고려 태조 임금 때에 눌옹대사(訥翁大師)가 창건했다는 두 가지 설이 있대.

절은 수려한 주왕산 품에 아늑하게 안겨있는데, 주왕산은 높이 솟은 바위가 마치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어서 처음에는 석병산(石屛山)이라고도 했는데, 나중에 주왕산으로 바뀌었대.
돌병풍 바로 아래에 자리한 이 절은 매우 영험이 있어서 그 옛날 최치원· 나옹선사· 도선국사· 보조국사· 무학대사· 서거정· 김종직 등 정말 이름난 고승대덕(高僧大德)과 문장가들이 찾아와 수도를 했고, 임진왜란 때에는 사명대사가 승군(僧軍)을 훈련시키기도 했어.

이 대전사에는 찾아오는 사람이 많아서 그랬는지 여러 번 불이 났대.
“아, 그렇게 조심했는데 또 불이 나고 말았다.”
스님들은 불이 날 때마다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힘을 모아 절을 세웠어.
이 무렵, 이 절로 한 고명한 노스님이 찾아왔어.

이 스님은 전국을 돌아다니며 도를 닦고 있는 유명한 스님이었어.
대전사의 젊은 스님들이 이 노스님에게 물었어.
“스님, 우리 절은 이번에 또 큰 불을 만났습니다. 도대체 무엇 때문일까요?”
“다 부처님 뜻이니라. 늘 깨어있으라는 말씀이지.”
“아니, 사람이 어떻게 눈을 감지 않고 늘 깨어있으란 말입니까?”

“깨어있으라는 말은 잠을 자지 말라는 뜻이 아니고, 늘 정신을 놓지 말라는 말씀이니라.”
“알아요. 스님! 하지만…….”
젊은 스님들은 볼멘소리를 하였어.
노스님은 경내를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물었어.

“저기 우물은 언제 팠는고?”
“네, 불이 나기 전에 팠습니다.”
“그런데 불을 만났다고?”
“네에.”

“왜 팠는고?”
“그전에는 부처님께 올릴 맑은 물을 새벽마다 절 옆에 있는 계곡에 가서 퍼 왔습니다. 여름에는 비를 만나기 쉽고 겨울에는 미끄러지기 쉬웠습니다. 그래서 좀 편하게 하려고 저 밭에 우물을 팠습니다.”
“사람의 일이란 모든 것이 정성이니라. 편한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마음을 모으는 일이니라.”

“…….”
“들러보니 이곳 땅모양은 부선형(艀船形)이라. 즉 배가 물 위에 떠있는 형국의 길지(吉地)이지. 그래서 모든 공덕이 쌓이는 곳이다. 그런데 우물을 팠으니 배에 구멍을 낸 것과 같게 되었다. 어떻게 되겠느냐?”
“네에…….”

“당연히 배는 가라앉아 사라지고 말 것이다. 집에 불이 나면 어떻게 되느냐? 역시 모두 타서 사라지고 말 것이다.”
“그럼, 우물을 메워야 하겠군요.”

“그렇지. 예전처럼 이른 새벽에 계곡으로 가서 청수(淸水)를 길러오도록 해야 하지. 청수를 길러오는 일 또한 깨어서 수행을 하는 일임을 잊어서는 아니 될 것이야.”
“네, 고맙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처처법당(處處法堂)이라, 세상 어디에서나 도를 이룰 수 있느니라. 늘 맑은 마음으로 정진을 해야만 득도(得道)할 수 있느니라.”
“네, 스님. 나무관세음보살!”

그래, 그 뒤 이 절의 스님들은 우물을 메우고 예전처럼 새벽마다 맑은 물을 떠다가 부처님께 공양하면서 수행을 했다고 해. 그래서 오늘날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유명한 절이 된 게 아니겠니?
그렇구나. 언제 어디서나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 같구나.

○ 이 이야기는 청송군 부동면 상의리에 전해오는 ‘대전사 우물’ 전설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이와 같이 풍수지리에 얽힌 이야기는 전국적으로 많이 전해져 오고 있는데, 그만큼 우리가 살아갈 곳을 귀하게 여긴다는 증거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 필자는 청송군 진보면 광덕리 출신으로 대구달성교육장을 역임하였으며 아동도서를 70여 권 집필한 바 있습니다. 한국문인협회 회원이며 한국일보 제정 <한국교육자대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조학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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