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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보니 잎, 지고나니 낙엽(8편)
조학제 기자 / 입력 : 2015년 02월 12일(목) 13:42
공유 : 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요즘에
ⓒ 청송영양인터넷뉴스
정은이가 들어오는 날 마침 풍랑이 엄청 심해 파고가 4m이상이나 되었다. 정은이는 멀미로 인해 파김치가 돼서 내렸다. 짓궂은 우리 대원들과 선·후배 20여명이 부둣가에 나와 양쪽으로 줄을서 박수를 치며 정은이를 열렬히 환영해주었다.

“정은씨~연평도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즐겁게 오~래 계시다 가십시오~”
연평도 섬의 겨울은 영하 20~30도로 엄청 춥다. 오줌을 누면 오줌 줄기가 언다. 전우들의 말처럼 풍랑이 오랫동안 계속되며 연안부두가 꽁꽁 얼어 배가 출항 못해 다행인지? 불행인지? 정은이는 일주일정도 연평도에서 머물렀다. 그 일주일은 나에게 평생 잊어버릴 수 없는 아름다운 추억이 되었으며 나중에 안일이지만 정은이는 계모의 심한 핍박으로 인해 또 가출을 하면서 나를 마지막으로 보러 왔던 것이다.

정은이와 그렇게 헤어진 후 1년만에 30일간의 첫 휴가를 나왔다. 정은이가 마지막으로 나를 보러 온줄 모르는 나는 자주 오던 편지가 1여년동안 한통도 없어 정은이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을 직감하여 합천 집으로 황급히 달려 가보았으나 역시 정은이는 행방불명이다.

“정은이 그년! 집을 버리고 또 도망을 쳤어! 니가 빼돌렸지? 정은이 빨리 내놔라!”
역한 술냄새를 풍기며 나에게 삿대질하고 고함을 지르며 달려드는 새엄마다. 나는 피가 역류함을 느꼈다. 눈에 보이는 게 없었다. 틀림없이 새엄마가 정은이를 많이 괴롭혀서 또 가출 했을 것이다. 워커발로 복부를 강타하고 쓰러진 여자를 지근지근 밟아 버렸다.

“이놈이 사람 잡네! 사람 살려! 사람 살려!”
“당신 같은 여자는 죽어버려야 해!”
비명소리를 듣고 이웃사람들이 몰려와서 구경 하다가 별 관심 없는 듯 그냥들 가버린다.
아마 그 여자가 동네에서도 인정을 받지 못하는 것 같다.

나는 괴롭다. 모든 것이 귀찮다. 운명의 신이시여 이럴 수가 있습니까?
많은 인원을 동원하여 정은이를 찾는데 주력했지만 허사다. 정은이가 갈만한 대구시내 술집은 거의 다 찾아다녀 봤으나 없다. 대구에는 없는 것 같다.

그러나 마지막으로 내당동 술집골목에서 찾아보기로 하고 나는 코보와 빨뿌리등 후배 5명과 함께 저녁 6시부터 나섰다. 비교적 외관이 깨끗해 보이는 한 술집 앞에서 기웃거리고 있다하니 길을 가던 키 크고 덩치 좋은 낯선 사람이 나에게로 다가와 반갑게 인사를 하며 악수를 청한다.

“어~해병대 아저씨! 반갑습니다. 저도 해병대 하사관 나왔습니다. 하사관 몇기 시죠?
“네~선배님 저는 11X기이며 연평도에서 근무합니다”
“아 그래? 나는 8X기이며 백령도에서 근무했네. 근년에 현역 해병대를 본적이 없는데 오늘 여기서 보게 되었구나. 후배님 너무 반갑네.”

그 선배란 분은 나하고 30기 정도의 차이가 난다. 1년에 6기수가 올라오니 5년정도의 차이가 나는 선배다. 해병대는 의리에 죽고 의리에 살며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다. 해병대에서 제대한 많은 선배들이 현역 후배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술을 사준다거나 밥을 사주거나 한다. 그것이 우리 해병대의 무언의 결집과 전통이며 자랑꺼리가 된다.

“후배! 이 집으로 들어가자. 내가 한턱 쏘겠네!”
“선배님~일행이 많은데...... 그래도......되겠습니까?”
“걱정 말게. 다함께 들어가세”

“네! 감사합니다. 선배님!”
나는 선배의 이러한 모습에 힘이 생겨 친구와 후배들에게 어깨가 절로 으쓱 올라갔다.
“야들아~해병대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이렇게 하는 것이 전통이니 신경쓰지 말고 들어가자!”
나는 얼떨떨해 하는 일행들을 데리고 술집 안으로 들어가 깨끗하고 아담한 방에 앉았다.

“주인아주머니! 일단 여기 소주, 맥주 각1박스씩 하고 이집에서 최고로 좋은 안주 3접시 주세요. 그리고 아가씨 여기 몇 명 있죠?”
한번에 많이 시키자 주인아주머니는 연신 신이나 싱글벙글이다.

“네~ 소고기 수육이 있는데 그걸 올리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리세요. 아가씨는 3명 있는데 다 들여 보내겠습니다.”

당시 아가씨는 요즘처럼 별도로 돈(시간비)을 안준다. 그냥 술집에서 손님들에게 술을 따라주는 서비스 차원으로 아가씨들을 고용한다. 그러니 술값은 보통 술집보다 비싸다.
조금 있다가 술과 젊고 예쁜아가씨 2명이 같이 들어와 정중하게 큰절을 올린다.

“오빠들 안녕하세요? 저는 진양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귀신 잡는 해병대아저씨~안녕하세요? 저는 김양입니다”
나는 정은이가 여기에 있길 간절히 기도하였으나 역시 없다.

“이집 아가씨들 다 들어 왔어요? 아까 주인아줌마가 3명이라 그랬는데...”
“3명 맞아요. 1명은 다른방에 손님이 있어서 조금 있다가 들어 올 겁니다.”
나는 혹시나 싶어서...한가닥 희망을 걸고 기다렸다.
-계속(9편을 다음호에 실어드립니다)
조학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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