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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장 옛이야기(청송군 편 11)
산이 깊으면 사람들이 모여든다
- 부동 상의리 ‘주왕산’ 전설
조학제 기자 / 입력 : 2015년 02월 12일(목)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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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청송영양인터넷뉴스 | |
심후섭 아동문학가 교육학박사
얘야, 사물의 이름은 어떻게 지어질 것 같니? 하늘에서 내리는 비와 눈은 왜 처음에 ‘꽃’이나 ‘나무’로 하지 않고, ‘비’와 ‘눈’으로 했을까 말이야.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아름다운 주왕산(周王山)도 이름이 여러 번 바뀌었대.
처음에는 바위가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다고 해서 ‘돌병풍산’ 즉 ‘석병산(石屛山)’으로 불리었대.
그러다가 신라 때에 왕족이었던 김주원(金周元)이 이곳에서 수도를 했다하여 주방산(周房山)이라고 하다가 주왕산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가장 널리 알려진 전설은 <주왕내기(周王內記)>라는 책에 기록된 전설에 나오는 이름이야.
이 책에는 옛 중국 당(唐)나라의 주도(周鍍)라는 사람이 스스로 후주천왕(後周天王)이라 칭하고 군사를 일으켜 궁궐로 쳐들어갔다가 크게 패하여 이곳으로 피신하였다는 이야기가 실려 있어.
주도는 이곳이 높은 바위로 둘러싸여 있는데다 맑은 물이 사시사철 흘러내려서 숨어살기에 좋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온 거야. 그러니까 그 옛날에 이미 이 산은 중국에까지 소문이 나있을 만큼 아름다운 산이었던 것이야.
주도는 이곳으로 올 때 딸 백련(白蓮)과 아들 대전도군(大典道君)도 데리고 왔대.
그래서 나중에 이곳 사람들이 절과 암자를 지어 주왕암(周王庵), 백련암(白蓮庵), 대전사(大典寺)라고 하였다는 거야.
이곳으로 숨어든 주도는 잠시 마음의 평화를 얻었어. 산의 경치가 나무 아름다웠기 때문이지.
그런데 당(唐)나라에서는 그냥 있지 않았어.
주도가 언제 다시 힘을 길러 쳐들어올지 모른다고 생각한 것이지.
당나라에서는 신라에게 주도를 잡아달라고 부탁하였어.
신라에서도 주도가 남의 나라에 들어와 혹시 소란을 부릴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군사를 보내왔어. 그런데 산이 너무 깊고 숨을 곳이 많아서 아무리 해도 주도를 잡을 수가 없었어.
신라에서는 마지막 수단으로 마일성(馬一星) 장군 오형제를 파견하였어. 마일성 장군 오형제는 마일성(馬一星), 마이성(馬二星), 마삼성(馬三星), 마사성(馬四星), 마오성(馬五星) 장군이었는데 서로 힘을 모아 적을 쳐부수는 것으로 유명했어.
마일성 장군 오형제는 오늘 내일 바꾸어 가며 동쪽과 서쪽, 산꼭대기와 계곡 바닥에서 징을 울리는 등 주도의 혼을 빼곤 하였어. 그러다가 어느 날은 오형제가 각각 흩어져 일제히 고함을 지르기도 하였어.
그 바람에 주도는 밖으로 나올 수가 없었어.
마침내 마일성 오형제는 주도가 숨어있을 것으로 짐작되는 굴을 찾아내었어. 그런데 쉽게 들어갈 수가 없었어. 바위 중턱에 굴의 문이 나있었기 때문이었어.
마일성 오형제는 굴 문이 바라보이는 바위 뒤에 숨어서 주도가 밖으로 나오기를 끈질기게 기다렸어.
아니다 다를까 마침내 어느 날 새벽 주도가 세수를 하려고 잠시 굴 문으로 모습을 드러내었어.
“쉿, 저기를 봐. 주도가 나왔다.”
마일성 오형제는 일제히 활을 쏘았어,
“아아, 당나라를 엎고 더 큰 나라를 세우려하였는데 이곳에서 최후를 맞는구나.”
마침내 주도는 쓰러지고 말았어.
그 뒤, 나옹선사가 이 산에 머물면서 왕이 될 뻔한 주도의 영혼을 위로하는 한편, 주왕산으로 부르면 이 고장이 번성할 것이라며 이름을 바꾸었다고 해.
나옹선사는 우리 고장과 이웃에 있는 영덕에서 태어나 크게 도를 얻은 분인데 ‘청산은 나를 보고’라는 시로 아주 유명한 분이야.
이 밖에도 주왕산을 이루는 봉우리에는 태행봉, 관음봉, 촛대봉 등이 있고 주도가 숨었던 주왕굴, 무기를 감추었던 무장굴, 연꽃 모양의 연화굴 등의 굴도 있어.
또 유명한 폭포도 셋 있는데 용이 승천했다는 용추폭포, 절구 모양을 닮은 절구폭포, 가장 크고 웅장한 용연폭포 등이 각각 기암절벽에 둘러싸여 산의 신비로움을 더해주고 있어.
뿐만 아니라 궁터를 닦으려 했던 자하성, 달을 바라보았던 망월대, 학(鶴)이 둥지를 텄다는 학소대 등 모두가 신비로워.
주왕산의 빼어난 대표적 경치로는 11경을 꼽는데 기암, 자하성, 백련암, 주왕굴, 시루봉, 급수대, 학소대, 연화굴, 향로봉, 복암 폭포, 좌암 등이야. 이 이름이 붙은 데에는 다 연유가 있어.
그래, 이러한 이름들이 붙게 된 연유를 찾아보는 것은 우리 선조들이 어떠한 생각으로 이 세상을 살아왔는가를 알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된단다. 너는 어디에 가거든 먼저 왜 그러한 이름이 붙었는지 그것부터 밝혀보도록 애쓰거라.
○ 이 이야기는 청송군 부동면 상의리에 있는 ‘주왕산’ 전설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어떤 곳에 이야기가 많이 깃든다는 것은 그만큼 그곳이 신비롭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 필자는 청송군 진보면 광덕리 출신으로 대구달성교육장을 역임하였으며 아동도서를 70여 권 집필한 바 있습니다. 한국문인협회 회원이며 한국일보 제정 <한국교육자대상>을 수상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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