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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으로 살생을 하다니
입암 대천리 ‘울령못’ 전설
조학제 기자 / 입력 : 2015년 04월 14일(화)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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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송영양인터넷뉴스
심후섭 아동문학가 교육학박사

얘야, 생명(生命)을 대할 때에는 어떠한 마음을 가져야 할 것 같니? 그거야 더 말할 것도 없이 이 세상 모든 생명은 다 귀하게 여겨야지. 이 세상에서 생명만큼 존귀한 것이 또 어디에 있겠니?

지금도 그렇지만 옛 영양땅은 어디에서나 산이 깊고 물이 맑았어. 그야말로 옛날부터 산고수장(山高水長)의 고장이었지.
입암 대천마을 앞에도 늘 맑은 물이 가득 흘렀어.
산 좋고 물 좋으니 많은 사람들이 수도(修道)를 하려고 모여들었어.
그래서 절도 지어졌어.

‘이곳에서 모든 것을 다 잊어버리고 깨달음을 얻어야지.’
청년들도 모여들었어.
“아이, 간지러워!”
“이야, 요것들 봐라. 물이 맑으니 굵기도 하네.”
청년 스님들은 냇물에 발을 씻다가 말고 웃음을 지었어.

물고기들이 발의 때를 뜯어먹었던 거야.
그 중에 한 청년 스님은 물고기 맛을 잊을 수 없었어.
스님이 되어 이곳으로 오기 전에 물고기를 잡아먹었던 적이 있었던 거야.

이 청년 스님은 자다가다도 그 물고기 맛을 생각하며 입맛을 다셨어.
“아, 낮에 그 물고기 구워먹었으면 좋겠다.”
이 청년 스님은 옆에 있는 다른 스님에게 말했어.

그러자 다른 스님은 꾹 참으며 대답했어.
“아니, 그 무슨 소리? 우리는 불자가 아닌가?”

사실은 이 스님도 물고기를 잡아먹으면 맛있겠다고 생각하였어. 역시 어릴 때에 물고기를 잡아먹었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지.
그러자 청년 스님이 다시 말했어.

“불자라도 먹고 살아야지.”
“살아있는 걸 함부로 잡아먹으면 살생(殺生)이야. 생각도 말게.”
다른 스님은 간절히 기도하였어.
“부처님, 사실은 저도 물고기를 잡아먹고 싶습니다. 그러나 저는 부처님과의 약속을 지키고자 합니다. 저의 가슴속에서 살생의 욕심을 지워주소서.”

그러나 처음 청년 스님은 점점 물고기 생각에 더 깊이 빠져들었어.
“그렇게 맛있어 보이는 것을 어떻게 먹지 않고 참을 수 있어. 이건 너무 힘든 일이야.”
이 청년 스님은 마침내 물고기를 잡아먹기로 결심하였어.

“그래, 딱 한 번이다.”
이 청년 스님은 몰래 냇가에서 물고기를 잡아 구워먹었어.
“이렇게 맛있는 것을 어떻게 안 먹지? 더구나 이곳에는 1년 내내 잡아내어도 남아돌 만큼 물고기도 많잖아.”

이 청년 스님은 그 뒤에도 여러 번 몰래 물고기를 잡아먹었어.
“바깥에 있는 사람들은 낚시를 한다, 그물을 던진다 하여 늘 잡아먹잖아. 그런데 우리라고 못 잡아먹을 이유가 뭐야.”

그러다가 이 청년 스님은 이제는 아예 드러내어 놓고 물고기를 잡아먹었어.
그리고는 다른 스님에게도 물고기를 맛보이며 자랑하였어.
다른 스님은 고개를 저었어.

“아니야, 처음 절에 들어올 때의 서약을 지켜야 해.”
그 스님은 기어이 물고기를 입에 대지 않았어.
그런데 청년 스님은 멈출 줄 몰랐어.

“이러다가 벌 받는 거 아닐까? 하지만 이렇게 맛있는 걸 어떻게 참아?”
이 청년 스님은 예사였어.
그런데 부처님은 다 내려다보고 있었어.
“아니, 이놈이! 계속 살생을 저지르는구나.”

부처님이 크게 고함을 질렀어.
“아니, 청청한 대낮에 웬 천둥소리이지? 해가 떠있으니 곧 그치겠지.”
이 청년 스님은 계속 물고기를 잡아먹었어.
그러자 마침내 하늘이 어두워지며 벼락과 함께 굵은 소나기가 좍좍 쏟아지기 시작하였어.
“아아! 물이 나에게만 모여드네.”

이 청년 스님은 그만 큰물에 떠내려가고 말았어.
“사람 살려, 사람 살려.”
청년 스님이 큰소리로 외쳤지만 아무도 알아듣지 못했어.

청년 스님이 떠내려가고 난 다음 물고기를 잡아먹던 그 자리에는 깊은 못이 하나 생겨났어.
그 못이 바로 ‘울령못’이야. 아마도 청년 스님이 죽어가면서 그 영혼이 크게 울부짖었다 하여 그렇게 불렀지 않았을까 해. 그런데 사람들은 ‘을릉못’이라고도 하고, 한자로는 ‘운용지(雲龍池)’라고 적었어. 아마도 이 못에 구름이 잔뜩 덮이면 용이 하늘로 올라간 모양이야.

그래, 살생을 함부로 저지르면 반드시 벌을 받게 되는 것 같구나. 그리고 처음 마음먹은 거룩한 서약(誓約)을 끝까지 지켜야 큰 깨달음을 얻을 수 있겠지.

○ 이 이야기는 영양군 입암면 대천리에 전해오는 ‘울령못’ 전설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울릉못’이라고도 하는데 한자어로는 ‘운용지(雲龍池)’라고 합니다. 울령못, 울릉못을 한자어로 적는 과정에서 운용지가 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 필자는 청송군 진보면 광덕리 출신으로 대구달성교육장을 역임하였으며 아동도서를 70여 권 집필한 바 있습니다. 한국문인협회 회원이며 한국일보 제정 <한국교육자대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조학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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