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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장 옛이야기(영양군 편 15)
돌이 되어서라도 함께
영양읍 동부리 ‘벼락바위’ 전설
조학제 기자 / 입력 : 2015년 05월 14일(목)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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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송영양인터넷뉴스
심후섭 아동문학가 교육학박사

얘야, 마치 사람처럼 우뚝 서있는 바위를 보면 너는 어떠한 생각이 드니?
어느 마을에 아무 것도 가진 것 없는 한 총각이 외롭게 혼자 살고 있었어.
“아, 부모님은 병으로 일찍 돌아가시고 이 세상에는 오직 나 혼자 뿐이로구나. 가난하다고 시집을 오려는 사람도 없고…….”
총각은 신세 한탄을 하였어.

“아!”
총각은 남의 집에서 일을 해주며 근근이 살아가고 있었어.
총각은 일이 힘들 때마다 넋을 놓곤 하였어.
이 때, 이 마을에 수염이 허연 노인이 한 분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이 총각을 불렀어.
이 노인은 모르는 것이 없다고 소문이 났는데도 날마다 책을 읽으며 명상에 잠기곤 하였어. 뿐만 아니라 신체 훈련을 열심히 하여 젊은이 못지않게 힘도 세었어.
사람들은 이 노인을 가리켜 ‘도인(道人)’이라고 하였어.

총각이 먼저 입을 열었어.
“저를 찾으셨습니까?”
“그러네. 네가 요즘 넋을 놓고 일도 제대로 하지 않는다니 어찌된 일인가?”
“아시다시피 저는 혼자입니다. 일을 하면 뭐합니까?”
“예끼, 어리석은 것!”

노인은 총각에게 눈을 부라렸어.
“그럼, 좋은 수라도 있단 말씀입니까?”
“암, 있고말고! 얼마든지 있지!”
“어떻게 하면 되는지요?”

“저기 산비탈이 보이지.”
“네, 바위도 많고 나무도 많은…….”
“그러나 전체로 보면 평평하지 않은가?”
“네에.”
“저곳의 나무를 잘라내고 돌은 굴려내어 담을 쌓게. 그리하여 저곳을 밭으로 만들게.”
“으음…….”

“그러다가 힘이 들면 저 북쪽 봉우리를 향하여 기도를 올리게. 나에게도 좋은 배필이 생기게 해 달라고……. 온 정성을 다 기울이면 반드시 좋은 일이 생길 것이네.”
“네에.”
그날부터 총각은 산비탈을 파일구어 밭을 만들기 시작하였어.
힘이 들어도 꾹 참았어.
겨울에도 밭을 일구는 일을 계속하였어.

다른 사람들은 춥다고 집에서 쉬는데 총각은 땀을 흘리며 부지런히 땅을 파 일구고 돌을 가려내었어.
“저 총각이 달라졌어.”
“암, 얼마나 부지런한지……. 앞으로 잘 살아갈 거야.”
동네 사람들이 모두 칭찬하였어.
총각은 일을 하다가 힘이 들면 북쪽 봉우리를 향해 기도를 올리곤 하였어.

“신령님, 저에게도 어여쁜 색시를 보내주소서.”
이윽고 100일이 지나고 밭이 거의 다 만들어졌을 때였어.
봄이 오고 있었어. 따스한 바람이 살랑살랑 불고 나비들이 하늘하늘 날아오를 때였어.
총각은 무심코 북쪽 봉우리를 바라보다 말고 깜짝 놀랐어.
‘어, 저기에 처음 보는 집이 있네.’

북쪽 봉우리로 올라가는 길 옆 큰 나무 뒤에 낯선 집 한 채가 보였던 거야.
이제까지 총각이 보지 못하던 집이었어.
‘아, 여기에 밭을 일구지 않았더라면 저 집이 있는 줄 몰랐겠구나.’
총각은 나무를 헤치고 그 집 마당으로 들어섰어.
“어서 오셔요.”
아름다운 처녀 한 사람이 물을 한 대접 들고 나와 내밀었어.
“아니, 웬 낭자가?”

“네, 어떤 노인께서 오늘쯤 귀한 분이 찾아오실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총각은 목이 말랐던 참이라 물을 아주 달게 꿀꺽꿀꺽 마셨어.
이 낭자의 아버지는 높은 벼슬아치였는데 이곳으로 귀양을 와서 숨어살고 있었어. 그런데 부모가 모두 돌아가자 혼자 외롭게 살고 있었던 거야.
“아, 우리 만남은 하늘이 맺어준 인연인 듯하오. 내가 밭을 일구어 먹고살 만하니 우리 혼인합시다.”

이리하여 두 사람은 혼인을 하여 행복하게 살게 되었어.
그런데 호사다마(好事多魔)였는지 이 고을 원님이 이 소문을 들었어.
“뭐라고? 그 색시가 천하미인이라고! 어서 나에게 데려 오너라.”
포졸들이 이 총각 집으로 달려왔어.
“색시를 내어 놓아라. 원님이 찾으신다.”

“안 된다. 남의 부인을 왜 찾는단 말이냐?”
“뭐라고? 이놈이 혼이 나봐야 알겠단 말이냐!”
포졸들과 총각이 옥신각신하였어.
부인은 방에서 문을 걸어 잠근 채 나오지 않았어.
어느 새 날이 어둑어둑해졌어.

“빨리 내어놓지 않으면 이 짐에 불을 지를 것이야!”
포졸이 횃불을 휘둘러댔습니다.
그 바람에 그만 지붕에 불이 붙고 말았어.
“앗, 불이다. 불!”
불은 활활 타올랐어.
“여보, 빨리 나와요.”
“끌려가기 싫어요.”

부인은 나오지 않았어.
그 때였어.
- 쏴아 쏴아!
- 우르룽 쿵!
소나기와 함께 벼락이 내리쳤어.
“으악!”
벼락을 맞은 포졸들은 차례로 쓰러져 모두 불에 타고 말았어.

“여보, 어디에 있소?”
부인을 구하러 뛰어 들어가던 총각은 부인을 부르다 말고 그만 굳어져 바위가 되고 말았어.
“안 돼. 나는 탈 수 없어.”
부인이 달려 나와 남편을 만져보니 이미 바위로 굳어 있었어.
“아, 나도 바위가 되어야겠구나.”

부인도 그만 굳어져서 바위가 되고 말았어.
지금도 이곳에는 ‘내외바위’로 불리는 바위가 둘 마주 보며 서있단다.

그래, 사랑이 깊으면 비록 불행하더라도 이야기로나마 남아서 사람들을 울리는 구나.

○ 이 이야기는 영양읍 동부리에 있는 ‘내외벼락바위’, ‘뚜껑바위내외’ 전설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높이가 6미터나 되는 이 바위에는 아름다운 사랑의 흔적이 깃들어 있습니다.
○ 필자는 청송군 진보면 광덕리 출신으로 대구달성교육장을 역임하였으며 아동도서를 70여 권 집필한 바 있습니다. 한국문인협회 회원이며 한국일보 제정 <한국교육자대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조학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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