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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해로(百年偕老) 2편
조학제 기자 / 입력 : 2015년 07월 09일(목)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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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송영양인터넷뉴스
경태는 여기저기 기웃거리면서 찾다가 공판장 내에 있는 대포집 안으로 들어가 버린다. 조금 후 웃으면서 나오더니 나에게 손짓을 하며 큰소리로 외친다.
“성호야! 이놈아들 여기 있다. 빨리 온나!‘
대포 집에 들어서자 쾌쾌한 냄새가 코를 치른다. 홀 안은 연기로 자욱했고, 바우와 학수는 녹이 슨 둥그런 철제 식탁을 마주 하며 앉아 있으며 식탁 위에는 양념장을 뿌려 놓은 생 두부 한 접시와 막걸리 서너 병이 올려져 있었다. 우리는 악수를 하며 부둥켜안았다. 바우와 학수는 면 소재지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 살고 있기 때문에 고향에 내려가도 자주 보지 못한다.
아마 바우와 학수를 마지막 본 것이 2~3년은 더 되었을 것이다.

“바우야! 학수야! 정말 오랜만이다. 잘 왔다. 잘 왔어. 기왕 이렇게 온 김에 여기서 며칠 쉬면서 놀다가 내려가라.”
“야아, 성호! 넌 임마! 대구 올라오더니만 더 젊어진 거 같데이. 돈 벌이가 잘되는 모양이제. 우리는 올해 고추, 수박, 배추 농사 몽땅 망해 버렸다 아이가. 완전히 쭉 쒀서 개 줘버린거지 뭐. 이제 내년부터는 농사 안 지을 란다. 정부에서는 우리 농민들 다 죽이고 있제. 오늘 수박 한 차 가뜩 싣고 왔다 만은 본전을 찾기는커녕 차운임도 못 건질 것 같다. 이놈의 빌어먹을 세상, 그냥 콱...... 후우......”

바우는 긴 한숨을 내쉰다. 막걸리를 연거푸 2잔이나 들이키고 침을 튀기며 이야기하는 바우를 보고 있자니 측은한 생각이 든다. 연세가 많으신 홀어머니와 단 둘이 살아가는 바우는 오직 농사만을 자기의 천직으로 생각하며, 성실하고 우직하기로 소문이 난 효자이다.
바우 옆에서 말없이 앉아 홀짝홀짝 술만 마시고 있던 학수가 불쑥 한마디를 건넨다.

“김 원장! 니 정말 대단하데이. 결혼한 지 얼마 되지도 안했는데, 어떻게 마누라와 떨어져서 이렇게 혼자 살 수 있노. 돈도 좋지만 부부란 것은 같이 살면서 정을 나눠야 되는 기다. 나는 내 마누라가 하루라도 없으면 절대로 살 수 없을 것 같은데 니 진짜 독한 놈이다.”
“학수야! 충고는 고맙다. 하지만 나도 언제까지고 이렇게 산다는 건 아니다. 앞으로 몇 년만 더 고생해서 고향으로 내려가야지. 가서 좋은 일도 좀하고 그러면서 남들처럼 가족들이랑 오순도순 행복하게 잘 살련다.”

“김 원장! 그런 소리 마라. 젊고 좋은 시절 보내고 난 뒤에 잘 살면 뭘 하겠노. 학원을 하던지 뭘 하던지 간에 고향에 내려와서 가족과 같이 살기라. 느그 마누라 혼자 있는 거 애처롭지도 않나?
학수는 계속 고향으로 내려오라면서 경태와 바우의 눈치를 살핀다. 경태와 바우 역시도 같은 생각인 것 같다.

“그래! 학수 말이 맞다. 느그 마누라 젊고 이쁜데 남들이 채어 가면 우짤라고 그라노? 요즘 세상 겁나서 못 산데이!... 하하하! ... 농담이다.”
“너희들 충고는 잘 알아들었다. 나 없는 동안 내 대신 너희들이 내 마누라 잘 보살펴주길 부탁한다. 열심히 돈 벌어서 곧 내려가야지. 나 인들 마누라가 어디 안 보고 싶겠나? 자, 이런 이야기는 그만하고, 일단 일어나서 시내로 나가자. 오랜만에 만났는데 저녁도 먹고, 술도 한잔 해야지. 내가 한턱낼께!”

나는 싱싱한 고향 내음과 때 묻지 않은 따뜻한 우정을 가지고, 갑자기 찾아온 친구들에게 뜨거운 정을 느끼며 대포집을 나섰다.
3년 전, 나는 후배의 소개로 사랑하는 지금의 아내와 결혼을 하게 되었다. 우리는 진실된 사랑과 믿음으로써 서로 결합하였으며, 남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애정이 두터웠고, 부부 싸움 한 번 한적 없는 잉꼬 부부였다.

대구에서 학원을 하기 전, 나는 나의 꿈인 공과학원을 차리기 위해 고향에서 농산물 장사를 하고 있었다. 각종 농산물을 산지에서 구입하여 직접 도, 소매하였으며, 아내는 자그마한 양품점을 경영하며 알뜰하게 어려운 가정을 꾸려 나가고 있었다. 그 사이 우리의 딸 자영이가 태어났으며, 알뜰하게 푼푼이 모아진 돈은 드디어 나의 꿈을 실현케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공과학원은 예상 외로 엄청나게 많은 비용을 필요로 했기 때문에 우선 경륜을 쌓기 위해서 경리 학원(주산, 타자, 부기, 암산)과 체육관부터 시작하기로 하였다. 내 전공을 살려 공과학원을 꼭 한 번 해보고 싶었지만, 턱없이 모자라는 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다음호 3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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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학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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