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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해로(百年偕老) 3편
조학제 기자 / 입력 : 2015년 07월 23일(목)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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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청송영양인터넷뉴스 | | 종합학원(경리학원,체육관)을 개원한 나는 가족이랑 함께 대구로 올라가려 했었지만 아내가 경영하는 양장점의 수입이 상당히 좋은 편이었기 때문에 망설이지 않을 수 없었다. 아내와 수차례 의논한 후 우선 떨어져 살기로 결정하였고 매주일 아내가 대구로 올라오지 않으면 내가 내려가곤 하는 맞벌이 주말 부부가 되었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거의 매주 내가 사랑하는 아내와 자식을 만나러 고향 집으로 내려갔다. 내려갈 때마다 나를 반겨 주는 아내와 자식을 보노라면 가슴이 뭉클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과연 내가 한 가정의 가장 자격이 있는 걸까? 남편은 의무적으로 가족을 편안하게 이끌어 가야 할 의무가 있다. 이렇게 떨어져 살면서 아내를 고생시키고 있는데 남편의 도리를 다하고 있다고 말 할 수 있겠는가?’
힘들게 장사를 하면서도 불평불만 한 마디 없이 항상 따듯하게 대해 주는 아내, 나에게 떨어지지 않으려고 꼭 붙어 다니는 나의 사랑스런 딸 자영이. 대구로 올라올 때면 “아빠!” 하고 울면서 차 문을 붙들고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는 자영이를 억지로 떼어놓고, 올라오는 내 마음은 한없이 저리고 아프다. 내가 떠난 후 몇 시간 동안이나 아빠를 찾으며 울고 있는 자식을 생각하면 눈물이 안 나올 수가 없다.
그 놈의 돈이 무언지... 사랑하는 아내, 자식과 떨어져 있으면서까지 돈을 벌어야 되는 건지... 물질 만능 시대에 살고 있는 내가 저주스럽기까지 하다. 아내와 나는 5년간만 떨어져 살며 이를 악물고 열심히 노력하여 돈을 모으자고 약속을 했다. 5년이다... 5년...! 5년 동안 빨리 기반을 잡아야 한다. 그래서 남들처럼 화목하고 떳떳하게 큰소리치면서 살아야 한다. 짐승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써야지...! 젊었을 때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데 우리의 고생은 아무 것도 아니다. 사랑하는 아내와 가족이 있는데...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나는 거의 학원에서 숙식을 해결한다. 방값을 아끼려고 따로 거취할 방을 얻지 않았다. 사무실 모퉁이에 조립식 칸막이를 하여 조그마한 방을 만들어 거기서 생활을 하며 잠을 잔다. 손쉬운 라면이 거의 주식이며, 어쩌다가 술이라도 한 잔하는 날이면 라면마저도 건너뛴다. 나 역시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지만 우리의 앞날을 위하여... 앞날에 서광이 비추어질 때가지 열심히 고전 분투할 것이다.
사랑하는 아내와 나의 공주 자영이를 위하여......!
고향 친구들과 시내에서 한 군데 뿐인 뷔페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엄청나게 많이 먹어대는 친구들을 보는 식당 주인의 눈초리가 이상하다. 나는 서둘러 식당을 나와 대구에서 유일한 3층으로된 대형 극장식나이트 클럽으로 친구들을 안내했다. 나이트클럽 입구에서 바우가 잠깐만 다녀온 다고 기다리라면서 뛰어간다.
“야! 길도 모르면서 어딜가?”
“요 앞 가게에 잠깐 들렀다 올께!”
잠시 후 헐레벌떡 뛰어온 바우는 말한다.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데이. 이런데 가면 술값 비싸고 바가지 쓴다 카드라. 그래서 내가 됫병 소주 한병 사 온기라. 내 잘 했제?”
“아이구... 바우야! 여긴 그런 곳이 아니라! 기본 술만 먹고 신나게 놀다가면 된다네. 그러니 소주는 차 안에 놔두고 들어가자. 술은 가지고 들어가지 못해!”
“성호야. 그런 소리 하지 말거래이. 내사마 몰래 갖고 들어 갈란다.”
우리는 할 수 없이 바우를 에워싸고 클럽 안으로 들어갔다. 현란한 조명과 음악에 맞춰 수 십명의 사람들이 한데 어울려 무대 앞에서 광란하게 춤을 추고 있다. 우리는 기본 맥주 3병을 먹고 난 뒤에 웨이터 몰래 빈 병에 소주를 부어 놓고 마셨다.
주기가 모두 오른다. 우리는 무대로 가서 사람들 틈에 끼여 신나게 흔들며 춤을 췄다. 음악과는 전혀 무관하게 친구들은 괴성을 지르며 정신없이 흔들고 뛴다. 주위의 사람들이 모두 웃으며 같이 신나게 춤을 추던 쇼걸가지도 친구들을 정신없이 바라보고 웃으며 같이 신나게 춤을 춘다. 갑자기 사회자의 말소리가 들린다.
“예! 대단히 감사합니다. 너무 너무 재미있게 춤을 잘 추신 손님 4분을 이 자리에 모시겠습니다. 여러분 큰 박수로 환영해 주시길 바랍니다.”
나는 우리를 보고하는 말인 줄 모르고 그냥 있으니 무대 위의 쇼걸들이 내려와서 우리를 에워싸고 무대 위로 안내한다.
무대 위에 올라선 친구들은 조금 전처럼 춤을 추지 못한다. 그도 그럴 것이 3층으로 된 객석에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쏠렸기 때문이다.
“정말 춤을 잘 추시던데 어디서 오신 분들입니까?”
사회자가 가장 열심히 흔든 바우에게 마이크를 넘겨 준다. 한 참 동안 버벅거리며 말을 못하던 바우가 큰소리로 말을 한다.
“내사마 ??촌에서 올라왔습니더. 수박 팔러 왔다가 밑져서 술 한잔 먹을 라고 왔잖습니꺼. 여기 계신 손님들 우리 수박 좀 사 가이소. 억수로 달고 맛있습니더!”
장내는 웃음바다가 되어 버렸다. 사회자는 배를 잡으면서 웃는다.
“하하하! 여기에 오신 여러분들 돌아가실 때 꼭 이분들의 수박을 사 가시길 부탁드립니다!”
우린 많은 관중들의 열열한 박수갈채를 받으며...혼 빠진 사람처럼 정신없이 놀다가 새벽 2시에 나이트클럽을 빠져 나왔다. 바우, 경태, 학수는 돌아오는 차 안에서 연신 떠들어 댄다.
조금 전의 여흥이 아직 가시지 않는 모양이다. 새벽 4시에 공판이 열린다고 해서 나는 친구들과 함께 학원으로 갔다. 술이 만취된 바우는 계속 흥얼거린다.
“야! 성호야... 정말 고맙데이. 머리털 나고 그런데는 처음 가 봤다. 니는 좋겠데이. 자주 가볼 수 있으니 말이야. 아까 그 아가씨들 정말 예쁘드라. 내 각시 삼고 싶어서 다음에 다시 놀러 온다고 내가 약속해 놨다 아이가. 꼭 나를 기다린다고 그랫데이.”
학수와 경태는 계속 시계를 쳐다본다.
“모두들 조금이라도 눈좀 붙이게. 내가 3시 반에 깨워 줄게”
바우는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 흥얼거리면서 혼자말로 중얼거린다.
“성호 니가 정말 불쌍하데이... 집도 한 칸 없이 이래 생활을 하다니... 마누라는 신바람 나서 돌아다니는 줄 모르고......, 쯧쯧......”
나는 깜짝 놀랐다. 바우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다그쳐 물었다.-다음호 4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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