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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장 옛이야기(영양군 편 20)
백성들은 어진 관리를 원한다
- 수비면 신원리 ‘문수당’ 전설
조학제 기자 / 입력 : 2015년 07월 23일(목)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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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청송영양인터넷뉴스 | | 심후섭 아동문학가 교육학박사
얘야, 옛날에도 훌륭한 사람은 널리 알려졌다고 해. 텔레비전이나 라디오가 없던 그 옛날에 사람들은 어떻게 이런 사람들의 소식을 잘 알 수 있었을까?
옛날 어느 깊은 산골 마을에서 있었던 일이야.
“이번에 훌륭한 어사님이 우리 마을을 지나갈 것이라는 소문이 있어.”
“정말? 그럼 우리의 억울한 사정을 풀어줄 수도 있겠네.”
“그럼, 그저께 이웃 고을에 왔는데 백성들의 억울한 사정을 잘 들어주었을 뿐만 아니라 훌륭한 사람을 뽑아 벼슬자리에까지 나아가게 해 주었대.”
“정말? 그럴 줄 알았으면 나도 미리 글공부를 많이 해두는 건데!”
과연 며칠 뒤, 정말로 어사가 이 마을에 왔어.
“이 마을에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이 많다고 하여 찾아왔습니다.”
“아이고, 고맙습니다.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무슨 일이오?”
“원님이 글쎄 세금을 너무 많이 거둡니다. 지난 번 원님은 한 사람 앞에 곡식을 한 말씩만 거두어갔는데, 이번 원님은 글쎄 한 가마니씩 내라고 합니다. 그러니 우리가 제대로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 더구나 올해는 가뭄이 심하여 추수도 제대로 하지 못하였는데 말입니다.”
“으음, 과연 그렇겠구려. 또 다른 일은 없소?”
“있습니다. 걸핏 하면 길 닦으러 나오라 다리 놓으러 나오라 불러냅니다.”
“그거야 마을 사람들이 다니기 좋도록 하기 위해서가 아니오?”
“아닙니다. 목적은 따로 있습니다. 농사일이 바쁜 때에 자꾸 불러내니 일은 언제 합니까? 바빠서 나가지 않으면 대신 돈을 내라고 하니 아무래도 돈을 거두기 위해 자꾸 나오라고 하는 것이 분명합니다.”
“으음!”
어사는 바로 관가로 가서 고을 원을 혼내 주었어.
“또 이런 짓을 계속 할 텐가?”
“아닙니다. 다시는 그렇게 하지 않고 백성들을 잘 보살피겠습니다.”
“정말인가? 만약 다시 이런 일이 생긴다면 그대는 벼슬을 그만 두게 될 것이다.”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것 중에서 가장 귀한 이 구슬을 내어놓고 맹세하겠습니다.”
고을 원은 어사에게 싹싹 빌었어.
그러자 마을 사람들은 편안해졌어.
어사는 구슬을 마을사람들에게 주며 말했어.
“이제는 안심하십시오. 원이 다시는 여러분을 괴롭히지 않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아이고,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어사가 다음 고장으로 떠난 뒤 마을 사람들이 모여 의논을 하였어.
“우리 어사님의 공을 잊지 않도록 사당을 세우세.”
“암, 그렇게 해야지.”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집을 짓고, 집 이름을 ‘문수당’이라고 했어. 어사의 이름이 ‘문수’였거든. 박문수.
사람들은 문수당 안에 고을 원이 내어놓은 구슬을 넣고 문을 잠가 두었어.
“이 구슬을 가지고 있는 한 고을 원은 우리에게 함부로 돈을 내어놓으라고 할 수 없을 거야.”
“아암!”
사람들은 이 구슬을 잘 지켰어.
그러던 어느 해 태풍이 불어와 사당이 허물어지고 문짝도 떨어져 나갔어.
“앗, 구슬이 없어졌다. 구슬이!”
태풍이 지나간 다음 사당 안을 들여다보았더니 정말 그 구슬이 없어졌어.
“구슬이 어디로 갔을까?”
“아무래도 이곳은 기운이 다 떨어진 모양이다.”
“새로 사당을 짓자.”
“어디에 짓는단 말인가?”
“옛날부터 연을 날려 그 연이 내려앉는 곳이 영험하다 하였으니 우리도 그렇게 해 보세.”
사람들은 연을 크게 만들어 날렸어.
그랬더니 과연 연은 멀리 날아가서 산중턱 양지바른 곳에 내려앉았어.
“여기에 문수당을 새로 지으세.”
그리하여 연이 내려앉은 산중턱에 다시 문수당을 짓고 어사의 공을 기렸어.
그 뒤, 이 고을로 부임하는 고을 원은 아무도 백성을 괴롭히지 못했어.
문수당이 있는 만큼 언제 다시 어사가 나타날지 모른다고 생각했거든.
그래, 언제나 옳은 일을 해야 칭찬받는 사람이 되겠구나.
○ 이 이야기는 영양군 수비면 신원리 ‘문수당’ 전설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불교에서 문수보살을 모시는 집도 ‘문수당’이라고 하는 만큼 이 전설은 더 따져 보아야 할 것입니다.
○ 필자는 청송군 진보면 광덕리 출신으로 대구달성교육장을 역임하였으며, 70여 권의 아동도서를 집필한 바 있습니다. 한국문인협회와 국제펜클럽 회원이며 한국일보 제정 <한국교육자대상>을 수상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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