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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장 옛이야기(영양군 편 22)
집에 손님이 오지 않으면...
영양군 입암면 신사리 ‘소나무 제단’ 전설
조학제 기자 / 입력 : 2015년 09월 02일(수)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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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송영양인터넷뉴스
심후섭 아동문학가 교육학박사

얘야, 집에 손님이 많이 오는 것을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옛날에는 주로 걸어 다녔기 때문에 지금보다 손님이 훨씬 더 많았던 것 같아. 가다가 날이 저물면 가까운 집에 들어가서 자고 갈 것을 부탁하였지.

옛날 어느 마을에 조씨 성을 가진 한 부잣집이 있었어.
“오늘은 고개 넘어 조 부잣집에 가서 좀 쉬어가자 청을 해보세.”
“암, 그렇게 하세. 이 길에 달리 갈만한 집이 없으니.”
“인심도 좋잖아. 누가 와도 거절하지 않으니 말일세.”
“암. 인심이 넉넉한 집이지.”

길손들은 이 부잣집으로 모여들곤 하였어.
조 부잣집에서는 집으로 찾아오는 손님에게 잠자리도 내어주고 밥도 주었어.
그런데 이 조 부잣집에 새로운 며느리가 들어오고부터는 사정이 좀 달라졌어.
“아니, 도대체 왜 우리 집으로만 몰려드는 거야?”

새로 들어온 며느리는 입이 주먹만큼이나 튀어 나왔어.
‘어떻게 하면 이 손님들을 막아버릴 수 있을까?’
며느리는 곰곰이 생각에 빠졌어.
그 때였어.
- 똑 똑 똑도르르!

“시주 좀 하십시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한 스님이 찾아와서 시주를 청하는 것이었어.
‘옳지. 이 스님에게 물어보아야겠다.’
며느리는 쌀을 한 바가지나 퍼들고 스님에게 말했어.

“스님, 우리 집에는 손님이 너무 많이 와서 잠시도 쉴 틈이 없습니다.”
“네, 그거 참 복된 일입니다. 손님이 많이 와야 집안이 흥하는 법이니까요.”
“아니, 스님! 지금 누굴 약 올리는 것입니까? 손님이 좀 적게 와야 내가 좀 쉴 수 있다니까요.”
“사람이야 바쁜 것이 좋은 것이지요. 아플 틈도 없고…….”

“아이고, 참! 이거나 받으시고 손님 적게 오는 법이나 말해보시오.”
“아니오. 손님이 적게 오면 집안이 번성하지 못하오. 소승은 못들은 것으로 하고 그만 물러가겠소.”
“이거 가지고 가라니까요.”

며느리는 억지로 바랑에 쌀을 부어주며 다시 말했어.
“제발 우리 집에 손님이 적게 오게 해 주시오.”
“으음.”
스님은 한참 서서 집 둘레와 먼 산을 돌아보더니 중얼거렸어.
“건너편 산줄기가 이 집으로 복을 몰아다 주고 있구나.”

그리고는 스적스적 가버리고 말았어.
‘으음, 저 건너편 산줄기가 우리 집으로 무얼 몰아다 준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저 산줄기를 끊어버려야겠구나.’

며느리는 당장 일꾼들을 불러 모았어.
“저 건너편 산줄기가 우리 집을 향하고 있으니 우리가 힘이 든다. 저 산줄기를 당장 파헤쳐 끊어지게 하라.”
“마님, 아무리 그래도 산줄기를 함부로 끊는다는 것은…….”

늙은 일꾼이 망설였어.
“무엇을 망설이시오? 다 우리 집을 지키기 위해서 하는 일이오.”
집안 일꾼들은 하는 수 없이 건너편 산줄기 한 가운데를 파헤쳤어.
- 우르르 쿵 쾅!

그러자 갑자기 천둥이 치며 폭우가 쏟아졌어.
그 바람에 며느리의 집은 폭우에 마구 무너져 내렸어.
“아니, 이게 어찌 된 일이냐?”
“조 부잣집 며느리가 앞산 줄기를 파헤쳐서 그렇대.”

“뭐라고? 이럴 때가 아니다. 빨리 하늘에 제사를 지내고 용서를 빌자.”
“그게 좋겠네.”
마을사람들은 서둘러 마을에서 가장 큰 소나무 밑으로 달려갔어.
“여기에서 제사를 올리세.”

마을사람들은 넓은 바위를 옮겨와서 제단으로 삼았어.
이윽고 제사가 시작되었어.
“천지신명이시여. 어리석은 우리들을 용서하소서.”
“용서하소서. 용서하소서.”

사람들은 정성을 다 기울여 빌었어.
그러자 비는 그치고 하늘은 맑아졌어.
그 뒤부터 해마다 정월 보름날이 되면 마을사람들은 이곳에서 천지신명께 제사를 지내곤 하였어.

그 뒤, 조 부잣집은 가난뱅이가 되어 어디론가 떠나버리고 말았어.
그 집 며느리는 그 때에 죽었다는 소문이 있고…….

○ 이 이야기는 영양군 입암면 신사리 ‘소나무 제단’ 전설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 필자는 청송군 진보면 광덕리 출신으로 대구달성교육장을 역임하였으며, 70여 권의 아동도서를 집필한 바 있습니다. 한국문인협회와 국제펜클럽 회원이며 한국일보 제정 <한국교육자대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조학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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