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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해로 6편
조학제 기자 / 입력 : 2015년 09월 24일(목)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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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송영양인터넷뉴스
아내와 나는 돌아오는 길에 자영이를 데려오려고 어머님께 들렸다. 잠을 자던 자영이가 깨어나서 나를 보고 “아빠...” 부르더니 이내 나의 품 안에서 다시 잠들어 버린다. 우리는 밤 10시경 집에 도착했다. 아내는 행복한 모습으로 나의 품 안에 안기며 말을 한다.
“여보! 너무 고마워요. 오늘 정말 재미있었어요.”

“정말 재미있었어? 다음부터 자주 데리고 갈게. 여보 미안해! 고생만 시키고... 우리 이제 몇 년 안 남았어. 그때까지만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참고 이겨 나가자. 그리고 당신한테 중요한 이야기할게 있어.”
나는 용기를 내어 말을 했다. 아내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라는 표정을 짓는다.
“뭔데요?”

“내가 하는 말에 당신은 거짓 없이 솔직히 이야기해 주길 바래..., 다 알고 있으니까... 만약 거짓말을 한다면 용서를 못하겠어!”
“말씀해 보세요. 무엇이던지 거짓 없이 말씀 드릴께요. 약속합니다.”
“당신 요즘 춤추러 다니지? 춤은 언제 배웠어?”

아내의 얼굴에 약간의 경련이 일어나는 듯 하더니만 이내 정상으로 돌아온다. 묻는 내가 더 불안하다. 아내가 무언가 숨기는 것이 있는 것 같다. 오... 신이시여! 제발 나의 아내에게 신의 가호를 내려주시길...

아내는 나의 눈치를 살피더니만 체념한 듯 정색을 하며 말을 시작한다.
“몇달 전에 다방을 경영하는 친구 미자가 춤을 배우자면서 수도 없이 찾아 왔었어요. 나는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말라면서 계속 피했었는데, 그 뒤에 또 찾아와서는 안 배워도 좋으니까 한 번 놀러나 가 보자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따라가 보았어요.”

“그래서 어떻게 되었어? 춤을 배웠단 말이야?”
“당신도 알다시피 미자는 친구이자 단골손님이며, 다방 아가씨들 입는 비싼 옷이며 악세사리까지 우리 가게에서 다 사가잖아요. 어떨 때는 한 달에 백만원이상 매상을 올려 줄 때도 있었어요. 그래서 할 수 없이 따라 갔죠. 가보니까 우리 양품점에 단골로 오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어요. 다 아는 체를 하며 반갑게 맞이해 주더군요.

당신 친구 부인들도 몇 명이나 있었고......”
“친구 부인...? 지금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야! 그래서 당신도 춤을 배웠단 말이지! 족제비처럼 생긴 그놈하고 같이 어울려서 말이야! 시골에서는 소문이 날까봐 타 지역으로 밤에 몰래 나가서 놀다가 새벽에 들어오곤 했단 말이지? 도저히 용서할 수 없어! 어서 바른 대로 말해!”
나는 하늘이 무너짐을 느꼈다. 얼굴에 열이 오르고 두 눈이 충혈이 되어서 서서히 이성을 잃어 가고 있었다. 나는 평소 화를 거의 내지 않는다.

그 대신 한 번 화를 내면 엄청나게 무섭다. 물, 불을 가리지 않는다. 그러한 것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아는 아내의 얼굴에는 핏기가 사라지고, 부들부들 떨며 눈물을 흘리면서 이야기 한다.
“여보! 자영이 아빠!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춤은 배웠지만 멀리 놀러나간 것은 딱 한 번밖에 없었어요. 그 날도 서울 물건 하러 가는 날인데 그 사람들이 날짜를 일부러 그렇게 맞춰 서울 가는 길에 같이 갔어요. 정말 이예요. 자영이 아빠! 이제 다시는 안 그럴 테니까 이번만 용서를 해 주세요. 여보! 여보! 정신 차리세요! 정말 약속할께요.

난 당신이 없으면 못 살아요.”
이성을 잃어가는 나의 모습을 본 아내는 다급해져서 나의 팔을 붙들고 울면서 애원을 한다. 나는 정신이 없었다. 큰 소리로 고함을 질렀다.
“왜? 나를 속였어! 춤을 배우겠다고 왜 이야기 안했어! 당신이 원하는 일 언제 안 들어 준 적 있어? 당신을 사랑하고 믿었기 때문에 무엇이던지 다들어 줬어! 당신은 위선자야! 나와의 약속을 어겼어!”

나는 아내가 잡고 있는 팔을 뿌리치고 일어났다. 아내는 다시 나의 다리를 붙들고 애원을 한다.
“여보! 여보! 다시는... 다시는 안그럴께요! 한 번만 용서를 해 주세요.”
아내가 울고 용서를 구하는 모습을 보니 내 자신이 도리어 역겨워진다. 왜! 왜! 떨어져 살게 만들었는가? 사랑스런 아내와 자식을 두고 왜 떨어져 살았는가? 누가 그렇게 만들었는가? 이렇게 만든 건 나다! 그 놈의 돈이 무엇인가? 돈이 우리 가정을 파괴했다. 돈! 돈! 빌어먹을 돈!......

갑자기 옆에서 자고 있던 자영이가 놀라서 깨어난다. 옆에서 흐느끼는 아내를 쳐다보고, 다시 나를 쳐다보고 하더니만 울어 버린다.
“훌쩍! 훌쩍! 아빠... 싸...우...지...마. 엄마...우..지...마” 끝. 7편은 다음호로 계속
조학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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