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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해로 8편
옆에서 잠을 자던 아내가 살며시 나의 손을 잡으면서 말을 한다.
조학제 기자 / 입력 : 2015년 10월 22일(목)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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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청송영양인터넷뉴스 | | “당신 잠 안 들었죠? 무슨 생각을 하고 계세요? 용서해 줘서 정말 고마워요. 이제 다시 춤추러 가지 않을 께요. 훌륭한 당신이 있고, 우리 가족을 위해 그렇게 고생을 하고 있는데··· 정말 잘못 했어요. 제가 그만두고 대구에 올라가서 당신 뒷바라지해 주면 안 될까요. 당신 생각은 어떠세요?”
“고생은 무슨 고생이야. 당신이 더 고생하고 있는데…… 당신 정말 대구로 올라 올거야? 이 가게는 어떻게 하고?”
“가게는 팔고 가면 되죠. 나도 당신하고 같이 살고 싶어요. 혼자 있으니까 여러 사람들이 유혹을 해요. 춤추러 가자. 술 먹으러 가자. 놀러 가자는 등 자꾸 찾아와서 설득해요. 돈 적게 벌더라도 우리 함께 살아요. 가게는 장사가 잘되고 있기 때문에 판다면 서로들 살려고 그럴 거예요.”
“그럼 우리가 넣던 적금은 어떻게 하고? 빚도 빨리 갚아야 되는데···”
우리는 우리의 꿈을 이룩하기 위하여 지난달부터 허리띠 졸라매며 매월 3백만원씩 적금을 넣는다. 그 전보다 100만원 정도 더 넣는다. 빚도 반은 갚았고 이런 정도면 앞으로 1년 안으로 빚을 다 갚을 수 있다. 이런 상황인데 어떻게 합가를 한단 말인가?
“대구에 올라가서도 가게를 하면 되잖아요?”
“대구는 집세가 비싸, 여기 것 다 팔아도 대구에선 가게 한 칸 얻기 힘들어. 물가도 비싸고, 생활비가 여기보다 배나 더 들거야... 가게가 잘된다는 보장도 없고... 그럼 내가 고향으로 내려올까?”
“그건 더더욱 안돼요. 당신이 어떻게 해서 만든 학원이에요. 당신의 꿈이었는데 학원을 포기할 수는 없어요. 당신의 적성은 상업이 아니라 학생들을 지도하는 그런 쪽이 맞아요. 학생을 가르치는 당신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나도 힘이 나고 보기가 좋아요.”
아내와 나는 밤이 새도록 의논을 했다. 우리의 꿈이 곧 현실로 이루어진다. 우리는 비장한 결심을 하고, 몇 년간만 더 떨어져서 고생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학원의 생활은 늘 바쁘다. 학생들과 어울려 있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며, 이젠 근처의 학부형들도 나를 잘 안다. 혼자 있는 줄 아니까 식사 초대도 자주 받는다. 지난주에는 ‘주산, 암산, 대구경북대표 선발대회’가 열렸다. 우리 학원의 초등학교 5학년 ‘정현수’가 출전하여 영예의 암산 왕으로 뽑혀 대구경북대표가 되었다.
우리 학원은 축제 분위기였고, 학부형들의 축하 전화, 그리고 선물 등이 많이 들어왔다. 오늘은 현수 어머니가 오후에 학원에서 파티를 열어 준다고 한다. 현수 어머니가 빨간 한복을 입고 문에 들어오는 모습이 보인다. 현수 어머니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하다. 축하케익 및 각종 다과, 고기 등 푸짐하게 준비를 해 가지고 왔다.
“원장 선생님! 안녕하셨어요? 정말 고맙습니다. 우리 현수를 잘 지도해 주셔서 1등을 했습니다. 어떻게 은혜를 갚아야 될지... 감사합니다.”
“별 말씀을 다하시네요. 본인이 열심히 했고 머리도 상당히 좋습니다. 현수는 앞으로 크게 될 인물이니까 잘 키워야 됩니다.”
현수 어머니는 연신 싱글벙글하며 나에게 고맙다며 인사를 한다. 학생들을 지도하다 보면 바로 이런데서 보람을 찾는다. 아무리 힘이 들어도 학생들이 따라 주고 각종 대회에 나가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 오면 더더욱 힘이 난다.
우리 학원생은 나의 친가족이나 다름없다. 자식처럼 동생처럼 언제든지 우리는 대화를 하며, 공부하고 관계없는 사생활이나 모든 고민거리 등을 같이 논의하여 해결해 준다. 그러므로 많은 학생들이 나를 좋아하고 잘 따른다.
요즘은 식사 걱정은 안한다. 겨울 방학중이라 큰 학생들은 거의 하루 종일 학원에서 공부를 하며 지내며, 저희들끼리 당번을 짜서 매일 나에게 밥을 해 준다. 부모님한테 이야기하여 순번대로 돌아가면서 찌개 등 반찬도 많이 만들어 온다. 그러지 말라고 꾸중을 하지만 부모님이 허락하셨다면서 거의 한 끼도 거르지 않고 해 준다.
갑자기 사무실 전화벨이 울린다. 내가 직접 전화를 받으니 반가운 고향 친구 바우의 목소리다.
“김 원장이가? 내다! 바위다! 지금 여기가 어딘 줄 아나? 북부 시외버스터미널이다 아이가. 너희 학원에 찾아 갈라카이 지난번 왔는데도 어딘지 기억 안난데이. 니가 좀 바래로 나온 나. 여기에 지난번에 왔던 경태, 학수와 친구들 몇 명 더 데리고 왔다. 차 내리는 데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빨리 좀 나오너라”
나는 차를 몰고 터미널로 달렸다. 터미널 입구에서 바우, 학수, 경태 외 3사람의 모습이 더 보인다. 모두 다 고향 친구다. 바우가 두손을 들고 크게 흔들며 큰소리로 외친다. 끝. 9편은 다음호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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