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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해로(百年偕老) 11편
조학제 기자 / 입력 : 2015년 12월 09일(수)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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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송영양인터넷뉴스
“여보... 일어나세요. 5시가 넘었어요. 빨리 일러나셔서 준비하시고 출발하셔야죠?”
나는 아내가 깨우는 바람에 겨우 일어났다. 몸이 영 개운치가 않다. 저녁을 먹은 후 아내가 챙겨 놓은 가방을 들고 나는 집을 나섰다. 아내는 몸조심하라고 신신당부하며 전송을 한다. 나는 서울로 가는 척하면서 곧바로 읍내에 있는 친구 집으로 차를 몰았다.

왜냐하면 그 친구 자동차와 나의 자동차를 바꿔 타기로 미리 약속해 놓았기 때문이다. 만약에 아내를 미행하게 된다면 아내는 나의 자동차를 알고 있기 때문에 미행할 수가 없다. 아내가 전연 모르는 낯선 자동차로 미행을 해야 한다. 읍내 친구 자동차는 나의 자동차보다 고급승용차이다. 왜 차를 바꾸어 타자는 건지 친구는 의아해 했지만 나는 바른 데로 말할 수가 없었다. 창피한 일이다.

나의 아내 이야기를 남에게 말한다는 것은...... 그래서 친구에겐 좋은 차를 타고 여행가고 싶어서 그렇다고 거짓말을 했다. 친구는 쾌히 승낙을 했다.

친구 차로 바꾸어 타고 돌아온 시간은 30여분 정도... 나는 우리 가게 앞 건너편 골목에 차를 세워 놓고 가게를 쳐다보았다. 불이 켜져 있다. 다행이다. 혹시 그 사이 나가 버린 것이 아닌가 싶어서 걱정을 했다. 윗도리도 바꿔 입고 얼굴에 마스크를 끼고 차에 앉아 기다리고 있지만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

나의 착한 아내가 그런 짓을 할 수 있다니... 이렇게 떳떳한 남편과 귀여운 자식이 있는데... 처량하다. 아내를 못 믿어 이렇게 하고 있는 나 자신이 정말 처량하다. 과연 이렇게까지 해야 되는가? 누가 이렀게 만들어 놓았는가? 무엇이 이렇게 만들어 놓았는가?...
제발 나오지 마라... 제발... 며칠을 이렇게 기다려도 좋으니 나오지만 말아라... 나는 기도를 했다. 그런 부도덕한 아내가 안 되길......

밤 8시. 2시간을 기다려도 나오질 않는다. 친한 친구 몇 명이 내 옆으로 지나간다. 나는 깜짝 놀랐다. 혹시 나를 알아보는 것이 아닌지? 차안의 나를 힐긋힐긋 쳐다본다. 그러나 나를 알아보지 못하고 그냥 지나쳐 버린다. 나는 안도의 숨을 쉬었다. 갑자기 셔터문 내리는 소리가 난다. 나는 급히 가게 쪽으로 쳐다보았다.

아내가 옷을 갈아 입고 셔터를 내리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이럴 수가... 설마 했더니만...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나의 눈앞에 현실이 보인다. 아내는 주위를 둘러보더니만 빠른 걸음으로 버스 터미널 쪽으로 향한다. 나는 천천히 따라 갔다. 터미널 안으로 들어간 아내는 잠시 후에 나와서 대구행 직행 버스를 탄다.

나는 정신을 바짝 차리며 직행 버스를 따라 갔다. 고향 집에서 100여리 떨어진 시(市)의 터미널에서 아내가 내린다. 일행은 없는 것 같다.
총총 걸음으로 시내 쪽으로 향하다. 아내의 발걸음이 멈춰 섰다. 주위를 살피더니만 네온사인이 화려하게 움직이는 호화찬란한 곳으로 들어가 버린다.

“동경 카바레!”
아니! 이럴 수가? 정말이었구나... 나의 심장 박동 수는 빨라진다. 온몸이 달아오르며 머리가 어지럽다. 눈앞에 사물이 가물거린다. 안돼! 정신을 차려야 돼! 침착해야 돼! 여기서 이성을 잃으면 절대 안돼! 나는 나의 이성을 잃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이성을 잃으면 내가 무슨 일을 벌일지 모른다! 이성을 찾자. 침착하자. 마음을 넓게 먹자 그냥 춤만 추러 나왔을 것이다... 딴 일은 없을 것이다... 춤만 추는 것은 아무 일도 아니야... 용서를 해 줄 수 있어......

나는 황급히 주차 할만한 곳을 찾았다. 근처에는 아무리 둘러보아도 주차장이 없다. 나는 할 수 없이 카바레 건너편에 차를 무조건 세우고 비상등을 켜 놓고 카바레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끝. 12편은 다음호로 계속
조학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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