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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장 옛이야기(영양군 27편 )
조학제 기자 / 입력 : 2015년 12월 11일(금)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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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청송영양인터넷뉴스 | | 아, 또 날아갔구나
- 청기면 모싯골 ‘학이 날아간 무덤’ 전설
심후섭 아동문학가 교육학박사
얘야, 우리가 무슨 일을 할 때에는 어느 정도까지가 적당할 것 같니? 옛 어른들의 가르침에 ‘언제나 분수를 지켜야 한다, 분에 넘쳐서는 아니 된다.’는 말이 있는데 이 말에는 어떠한 뜻이 담겨 있을 것 같니?
옛날 어느 마을에 김씨 성을 가진 한 농부가 밭에서 부지런히 일을 하고 있었어.
그 때, 한 스님이 농부가 일하고 있는 밭둑으로 와서 도움을 청하였어.
“여보시오. 저에게 공양을 좀 하시오. 사흘 동안 아무 것도 먹지 못하고 저 산을 넘어왔습니다.”
스님은 가시덩굴에 긁혔는지 피를 흘리고 있었어. 옷도 모두 찢어졌고…….
“아이고, 고생 많으셨습니다. 여기는 먹을 것이 없으니 저의 집으로 갑시다.”
농부는 스님을 부축하여 집으로 왔어.
“집이 가난하여 먹을 것이 별로 없습니다만 급하니 우선…….”
농부는 솥 안에 남겨두었던 삶은 피감자를 몇 개 꺼내어 물과 함께 가져왔어. 피감자는 껍질을 벗기지 않고 삶은 감자를 말해.
“아이고, 그것만으로도 넉넉하오.”
스님은 고마운 마음으로 피감자를 껍질도 벗기지 않은 채 마구 먹었어.
그리고는 깊이 잠들었어.
이튿날 농부는 자신이 입던 옷을 꺼내어 주며 며칠이 되더라도 몸을 회복하여 떠나라고 일렀어.
“아이고, 고맙소. 그대가 아니었다면 소승은 큰일 날 뻔했소.”
스님은 고마워하며 그 집에서 며칠 간 머물렀어.
이윽고 스님이 떠나던 날 농부에게 말했어.
“제가 저 산을 넘어오다 보니 참으로 좋은 묏자리가 있었소. 그곳에다 묘를 쓰면 얼마가지 않아 백 석지기 부자가 될 것이오. 내가 그곳을 알려드릴 테니 함께 가봅시다.”
그리하여 농부는 스님과 함께 그곳으로 가 보았어.
그 곳은 옥녀봉이었어.
나무가 우거져 있어서 처음에는 제대로 알아볼 수 없었지만 스님의 설명을 듣고 다시 살펴보니 한눈에 아늑한 곳임을 알아볼 수 있었어.
“자, 이곳입니다. 이곳에 묘를 쓸 때에 바위가 나오거든 더 파내려가지 말고 그 위에 관을 놓으시기 바랍니다. 그 때, 흰 말을 타고 오는 사람과 쇠 우산을 쓴 사람의 말을 들어서는 아니 됩니다. ”
“네, 흰 말을 탄 사람은 그 모습이 떠오르는데 쇠 우산을 쓴 사람은 잘 떠오르지 않습니다.”
“두고 보면 알 것이오.”
그러고 나서 몇 해가 흘렀어.
농부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어.
그 무렵 농부의 딸은 남씨 성을 가진 이웃마을 장사꾼 집으로 시집을 가있었는데, 사위는 처가의 묘터가 범상치 않다고 여기고 기회를 엿보고 있었어.
‘아니, 처가에서 거기에 먼저 묘를 쓰면 안 되는데! 어떻게 말리지?’
사위는 백마를 타고 달려왔어. 그런데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자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었어.
사위는 머슴에게 외쳤어.
“네가 빨리 가서 내가 가기 전까지는 하관을 하지 말라고 일러라.”
그러자 머슴은 빗속을 그냥 갈 수가 없어서 솥뚜껑을 덮어쓴 채 묘터로 달렸어.
농부네 집에서는 스님이 잡아 준 곳을 파내려갔어.
얼마 가지 않아 바위가 나왔어.
‘으음, 바위가 나왔으니 이쯤에서 하관을 해야 하겠군. 비도 쏟아지고 하니!’
주인은 일꾼들에게 하관을 하도록 하였어.
그러자 헐레벌떡 달려온 머슴이 외쳤어.
“잠깐만 멈추시오. 우리 주인님이 도착할 때까지 하관을 멈추라고 하셨소. 아주 중요한 일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러자 뒤이어 사위가 도착하더니 외쳤어.
“이렇게 얕게 파고 어떻게 하관을 하겠습니까? 이곳에 금방 바위가 나오는 것을 보니 이곳은 명당이 아닙니다. 다른 곳에다 묘를 쓰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래도 장인은 들은 바가 있어서 그대로 묘를 쓰려고 하였어.
그러자 일꾼 중에 하나가 곡괭이로 바닥을 찍으며 외쳤어.
“광중 깊이가 얕으면 이렇게 바위를 좀 더 깨어내면 될 것 아닙니까?”
“그렇게 하세!”
다른 일꾼들도 바위를 깨기 시작했어.
그러자 얼마 더 파지 않아 바위는 반으로 갈라지고 그 틈에서 밝은 불빛과 함께 학 두 마리가 하늘로 푸드덕 날아올랐어.
“앗, 학이 날아가네.”
“그러게 말일세. 학이 날아가지 않아야 학 등을 타고 하늘을 날 수 있을 텐데!”
“사위 욕심 때문에 일이 잘못되고 말았어.”
“처가가 잘 되면 자기도 좋아질 텐데, 저 혼자만 잘 되려고 하다가 모든 일이 틀어지고 말았어.”
“아이고, 아까워라!”
사람들은 날아가는 학을 바라보며 아쉬워하였어.
○ 이 이야기는 영양군 청기면 모싯골 ‘학이 날아간 무덤’ 전설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학이 날아간 무덤 이야기는 영양군 곳곳에 퍼져 있습니다. 영양읍 한숨박골에도 이와 비슷한 전설이 있습니다.
○ 필자는 청송군 진보면 광덕리 출신으로 대구달성교육장을 역임하였으며, 70여 권의 아동도서를 집필한 바 있습니다. 한국문인협회와 국제펜클럽 회원이며 한국일보 제정 <한국교육자대상>을 수상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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