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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장 옛이야기 (영양군편 30)
거북아, 거북아
- 영양읍 감천리 삼귓골 ‘거북산’ 전설
조학제 기자 / 입력 : 2016년 01월 21일(목)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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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송영양인터넷뉴스
심후섭 아동문학가.교육학박사

얘야,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보았을 거야. 무슨 일이든지 정성을 다하면 못 이룰 일이 없다는 뜻이지.

“천지신명이시여, 제발 아버지가 다시 일어나실 수 있게 도와주소서.”
어느 마을에 한 아들이 아버지의 병을 낫게 해달라고 하늘을 향해 온 정성을 다 모아 기도를 올렸어.

이 아들은 아버지가 병으로 자리에 눕게 되자 좋다는 약은 다 구해서 구완을 했지만 차도가 없자, 새벽에 뒷산 바위를 찾아간 거야.
“제발 우리 아버지의 병환을 낫게 해 주소서. 아버지는 형제도 없이 혈혈단신으로 고생만 하신 분입니다. 이제 저를 낳아 이만큼 키우시느라 온갖 고생 다하셨습니다. 그런데 편찮으시다니요. 제발 우리 아버지 병환을 좀 낫게 해주십시오.”

- 꼬끼오!
아들이 열심히 기도를 올리고 있는데 어느새 마을에서는 첫닭이 울기 시작했어.
‘어서 내려가야겠군. 오늘은 아버지가 좀 어떠실지?’
아들은 아버지가 누워있는 자리 밑으로 손을 넣어 보며 중얼거렸어.
‘점점 더 쇠약해지시는 것 같으니 이 일을 어찌 할고?’

아들은 산에서 캐온 약초를 약탕기 안에 집어넣고 어제 밤 달빛이 가득할 때 떠온 샘물을 부었어.
“아버지, 달밤에 떠온 명수(明水)입니다. 이 물이 약효를 높인다 합니다. 이 약 드시고 꼭 일어나십시오.”
아들은 정성들여 약을 달여 드렸어.

그리고 약을 캘 때에나 물을 길을 때에나 늘 기도를 올리곤 일을 하였어.
“천지신명이시여. 아버지께서 자리에 누우신지 벌써 삼 년이 다 되어 갑니다. 제발 우리 아버지를 낫게 해 주소서.”
어느 날 새벽이었어.

‘오늘은 현수(玄水)를 떠야지. 명수와 현수를 번갈아 올리면 약효가 더 좋을 거야.’
현수는 어두운 밤에 맨 먼저 뜨는 물을 가리켜.
그 때였어.

해가 막 솟아오르려 하는 하늘에서 아득하게 긴 소리가 들려왔어.
“그대의 아버지에게 꼭 필요한 약은 천 년 묵은 거북이니라.”
“네에? 어디에 가면 그 귀한 것을 구할 수 있을까요? 가르쳐만 주십시오.”

“그렇지. 참으로 귀한 것이지. 거북이가 천 년을 묵으면 사람과 말을 할 수 있고, 딱딱한 껍질에서 털도 나는 법이지. 오천 살 먹은 거북을 ‘신귀(神龜)’라 하고, 일만 살 먹은 거북을 ‘영귀(靈龜)’라고 하는 것에도 다 그만한 까닭이 있지. 만약 천 살 먹은 거북을 삶을 수만 있다면 사람도 천 년까지 살 수 있어. 하지만 거북은 있어도 삶을 수 있는 나무가 없어. 그 거북은 어떠한 나무에도 삶기지 않으니까!”

“그럼, 거북을 구해도 쓸모가 없지 않습니까? 신령님, 제발 저에게 그 영약을 내려주소서.”
아들은 연거푸 절을 올리며 빌었어.
“그 약은 이미 그 물속에 다 들어있느니라.”

“네에?”
“저기 산등성이를 보거라. 큰 거북 세 마리가 엎드려 있지 않느냐?”
“아, 그렇군요. 동쪽에 붉은 빛이 감돌고 있을 때 보니 산봉우리가 마치 거북처럼 보이는군요.”

“그렇다. 그대는 그동안 거북이가 보내어 준 물로 삼 년간이나 약을 달였으니 그대의 부친은 곧 나을 것이다.”
“아이고,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신령님!”
이 아들은 얼른 아버지에게 약을 달여 드렸어.

약을 마시고 난 아버지가 두 팔을 쭉 뻗어 기지개를 켜며 말했어.
“얘야, 오늘 아침은 어찌 몸이 훨씬 가벼워진 것 같다.”
“네에!”

아들은 아버지의 두 손을 꼭 잡았어.
아버지는 벌떡 일어나더니 거짓말처럼 뚜벅뚜벅 걸었단다.

○ 이 이야기는 영양읍 감천리 삼귓골 ‘거북산’ 전설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 필자는 청송군 진보면 광덕리 출신으로 대구달성교육장을 역임하였으며, 70여 권의 아동도서를 집필한 바 있습니다. 한국문인협회와 국제펜클럽 회원이며 한국일보 제정 <한국교육자대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조학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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