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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들려주시는 우리 고장 옛이야기(청송군 영양군33편 )
청학아 백학아
- 부동면 주왕산 ‘학소대’ 전설
조학제 기자 / 입력 : 2016년 03월 10일(목)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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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청송영양인터넷뉴스 | | 심후섭 아동문학가 교육학박사
연탄으로 난방하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의 일이야.
어느 농촌 마을에서 있었던 일인데 한밤중에 어미소가 갑자기 울어대더래. 그래서 주인 농부는 자다 말고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와 보았어. 그랬더니 자기 방문 앞에 있던 연탄아궁이에서 시퍼런 불꽃이 문틈으로 마구 빨려 들어가고 있더래. 그러고 보니 머리가 띵했고…….
소는 문틈으로 들어가는 연탄 불꽃을 보고 울어댔던 거야. 만약 소가 울어대지 않았으면 주인 농부는 연탄에서 나온 개스(gas)에 중독되어 목숨을 잃었을 거야.
어때, 참 고마운 소로구나.
그 비슷한 이야기가 주왕산에도 깃들어 있어.
옛 주왕산에 청학과 백학 한 쌍이 짝을 지어 행복하게 살고 있었어. 이 학들은 계곡이 내려다보이는 높은 바위 위에 둥지를 틀고 살았어. 목이 마르면 언제든지 계곡으로 내려가 맑은 물을 담뿍 마시고 돌아오곤 하였어.
그런데 어느 해 여름, 한 도사가 이 바위 옆 우묵한 곳에 작은 암자를 짓고 수행을 시작하였어.
학들은 계곡 쪽에 새로운 이웃이 생기자 좀 더 높은 쪽으로 가서 물을 마시곤 하였어. 도사를 귀찮게 하지 않으려고 그랬던 거 같아.
도사는 늘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세수를 하고는 명상에 들어갔어.
그런데 하루는 도사가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지 않는 것이었어.
“저 도사가 어제 어디 멀리 갔다 왔는지 아직 일어나지 않네요.”
“그럼 우리가 깨워줍시다.”
“그럽시다.”
학 내외는 암자 위로 날아가 끼룩끼룩 울어댔어.
‘무슨 일이지?’
도사는 일어나 밖을 내다보았어.
‘아, 늦잠을 잤구나. 그러고 보니 학들이 날아와 나를 깨웠네.’
도사는 학들에게 고마워하며 일어나 바위 위에 앉아 눈을 감고 명상에 들어갔어.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
새벽까지 소나기가 마구 쏟아졌어.
“큰일이에요. 우리 둥지가 다 젖었어요.”
“그래도 괜찮소. 우리 둥지는 높은 곳에 있으니 비만 그치면 금방 물이 빠지니까! 하지만 저 아래 도사는 큰 비에 움막이 괜찮을지 모르겠소.”
청학이 날아올라 도사의 움막을 내려다보았어.
“앗, 큰일 났소. 움막 위쪽 바위가 아래쪽으로 굴러 내릴 것만 같소.”
“그럼 빨리 도사에게 알려야지요.”
“그럽시다.”
학 내외는 어두운데도 불구하고 움막 위로 날아갔어.
그리고는 끼욱끼욱 힘껏 울어댔어.
도사는 빗소리 때문에 학이 우는 소리를 듣지 못했는지 움막에서 나오지 않았어.
“안 되겠소. 지붕 위에 올라가 긁어봅시다.”
“네.”
학 내외는 움막 지붕 위에 올라가 있는 힘을 다해 지붕을 긁으며 마구 울어댔어.
“아니, 이 밤중에 학들이 웬 소란이지? 더구나 이렇게 비가 쏟아지는데!”
도사는 두 손으로 머리를 가린 채 겨우 밖으로 나왔어.
학들은 도사를 보자 바로 움막 뒤의 바위 쪽으로 날아올랐어.
“앗, 저 바위가 굴러 내릴 것 같구나.”
도사는 얼른 계곡 위쪽으로 몸을 피했어.
그러자 움막 뒤의 바위는 쿠르릉 소리를 내며 굴러 내리더니 움막을 덮치고 말았어.
“휴우, 저 학들 덕분에 내가 살았구나.”
도사는 학들에게 고마워하였어.
그 때부터 학들이 깃들어있던 이 바위를 ‘학소대(鶴巢臺)’라고 부르게 되었대. ‘소(巢)’는 ‘둥지’나 ‘보금자리’를 말해.
그런데 슬픈 일이 벌어지고 말았어.
먹이를 구하러 나갔던 청학이 못된 사냥꾼들이 쳐놓은 그물에 걸려 그만 목숨을 잃고 만 거야. 그러자 백학은 날마다 골짜기를 오르내리며 울어댔어.
“아이고, 애처로워라. 짝을 잃은 새라더니 저렇게도 슬피 우는구나.”
이것을 안 도사는 백학을 위로하는 글을 써서 바위에 붙이기도 하였지만 백학의 슬픈 울음소리는 날마다 계곡을 가득 메우곤 하였어.
그 뒤, 세월이 많이 흘러 이 백학마저도 보이지 않고 지금은 그저 이름만 남아있다고 하는구나.
○ 이 이야기는 청송군 부동면 주왕산 ‘학소대’ 전설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 필자는 청송군 진보면 광덕리 출신으로 대구달성교육장을 역임하였으며, 70여 권의 아동도서를 집필한 바 있습니다. 한국문인협회와 국제펜클럽 회원이며 한국일보 제정 <한국교육자대상>을 수상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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