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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을 위한 역발상...
‘청송교도소’란 명칭이 청송을 살린다!
“경북북부교도소란 명칭 없애고 다시 ‘청송교도소’로 환원하자”
조학제 기자 / 입력 : 2020년 04월 24일(금)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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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송영양인터넷뉴스
Be Berlin! (있는 그대로의 베를린!)
독일의 수도 베를린이 2008년부터 사용하고 있는 도시브랜드 슬로건이다. 베를린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한때 동서가 이념으로 분단된 도시였다는 사실이다. 
이 캠페인을 주도한 사람은 클라우스 보베라이트 前 베를린 시장이다. 베를린은 ‘가난하지만 섹시하고, 거친 황폐함과 허름함까지 껴안고 있는 도시’라는 것이 그의 관점이다. 
Be Berlin! 이란 슬로건은 베를린 시의 본 모습을 감추려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드러내 보임으로써 거기에서 오히려 새로운 문화적 가치를 찾아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교도소는 부정적인 색채가 강하다. 범죄인에 대한 이미지가 그렇듯 교도소에 대한 이미지 또한 혐오시설이나 기피시설 정도로 인식돼왔다.
청송에도 교도소가 있다. ‘청송교도소’라는 이름은 오랫동안 청송을 옭아맨 굴레였다. 국내 유일의 보호감호시설이 있는 곳이라는 오명은 경치 좋고 인심 넉넉한 청송이 감당하기는 버거운 짐이었다.
이 때문에 ‘청송’ 출신이라고 말하면 사람들이 색안경을 끼고 보던 시절도 있었다. 많은 출향인사들이 ‘청송교도소’로 인해 본의 아닌 피해를 입었다. 참다못한 청송군향우회연합회 회원 2천여 명은 2007년 ‘청송교도소 명칭 변경’을 요구하는 집단 민원을 법무부에 제기하고, 2010년 3월 청송군도 법무부에 명칭 변경을 건의했다. 법무부는 “지역 이미지를 훼손한다.”는 주민들의 요구를 수용해 2010년 8월 청송교도소를 경북북부교도소로 명칭을 개정, 청송교도소란 이름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던가. ‘혐오하고 기피하던’ 교도소를 지자체들이 서로 유치하겠다고 발 벗고 나섰다. 교도소가 ‘기피시설’이란 인식에서 벗어나 내 지역을 살찌우는 ‘공공기관’이란 인식이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이다. 격세지감(隔世之感)이란 말이 실감날 법하다.
전북 남원시는 전주지방법원 남원지원과 전주지검 남원지청이 소재했는데도 교정시설이 없는 점을 명분으로 교도소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시는 교정시설 유치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교도소 후보지를 선정하는 한편 법무부에 유치 의사를 전달하는 등 교도소 유치에 나서고 있다.
이에 앞서 남원시는 주민 441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72%가 교도소 유치를 찬성했으며, 자기 집 주변에 교도소를 지어도 좋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 상식을 깬 의외의 결과였다.
교도소 유치 움직임은 비단 남원시뿐만 아니다. 강원도 태백시도 지난해 초 법무부에 교도소 유치신청을 했다. 태백시 인구 4만 여 명 중 25%인 1만1천여 명이 유치찬성 서명을 해 지자체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이처럼 지자체들이 교도소 유치에 나선 것은 농촌지역 인구가 감소하면서 지방소멸의 우려가 큰 가운데 지역을 살리기 위한 방편의 하나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교도소를 혐오시설로 볼 게 아니라 공공기관으로 인식하면 부정적 효과보다 인구 증가, 지역경제 활성화 등 긍정적 효과가 더 크다는 것이다.
공공기관을 유치하면 △교정 공무원 등 상주인력의 전입에 따른 인구 증가 △수형자 급식을 지역 식자재로 공급하는 데 따른 농민 수입 증대 △면회객의 인근 식당 이용으로 인한 지역 상권 활성화 등 지역 경제를 살리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다. 또 지난 2011년 문을 연 영월교도소가 지역경제 회생에 큰 도움을 주는 등 영월주민들에게 ‘효자시설’로 통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치 운동의 자극제가 됐다.

이처럼 전국에서 교도소 유치운동이 일어나자 일부 청송군민 사이에서도 더 이상 교도소를 ‘부끄럽고 숨겨야 할 기관’으로 여기지 말고, 지역에 활기를 돌게 할 긍정적인 기관으로 생각하자는 여론이 조심스럽게 개진되고 있다.
1980년초 당시, 교도소가 청송(진보)에 들어오기 전까지만 해도 낙후된 청송군이란 오지지역은 세상에 별로 알려지지도 않았다.
그러나 교도소가 청송에 유치되며 ‘청송교도소’란 명칭을 사용하게 된 후부터 자연스럽게 청송이란 지역이 전국은 물론 전 세계에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다. 그로인해 전통문화가 살아 숨 쉬는 산자수려한 우리 청송의 문화자산인 국립공원 주왕산, 달기·신촌약수탕, 청송사과 등과 어우러지며 복지관광청송 건설과 경제활성화에 큰 획을 긋는 계기가 되었다고 본다.

일부 군민은 더 나아가 “경북북부교도소라고 해봤자 청송에 있다는 사실을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면서 “그럴 바에야 차라리 명칭도 떳떳하게 ‘청송교도소’로 환원하고 교도소 추가 유치에 나서야 하는 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청송도 지방소멸의 유력한 후보지인 만큼, 청송의 인구 증가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교도소 유치만큼 효과적인 처방도 없다는 논리다.

독일 베를린 시가 본 모습을 감추려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드러내 보임으로써 오히려 새로운 문화적 가치를 찾으려는 노력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 곰곰이 새겨 볼 시점이다.

2020.4.22
청송영양신문 대표이사 권동준
조학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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